백홍기 변호사 VS 김용섭 변호사

"변호사는 소정의 수임료를 받고 남의 고통을 사는 직업입니다."

판사, 검사와 함께 법조 3자 중 하나인 변호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부와 명예를 모두 가진 부러울 것이 없는 직업'으로 인식하고 있는 데 대해 백홍기(42), 김용섭(40) 변호사는 이 같이 정의했다.
▲ 백홍기 변호사 /사진=김대환 기자
대전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두 사람은 출신학교, 법조인이 된 배경, 성격 등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사이지만 한 건물, 한 층에 사무실을 개업한 이웃사촌으로 만나 자연스럽게 단짝이 됐다.

차분한 성품의 백 변호사는 소리 소문도 없이 치밀하게 사건을 해결하지만, 누구나 쉽게 어울릴 수 있는 호탕한 성품의 김 변호사는 일단 맡은 사건은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대조적인 성격이다.

나이는 백 변호사가 두 살 위지만 사법고시와 연수원은 김 변호사가 4년이나 선배다.

백 변호사는 충남기계공고와 충남대 법대를 거쳐 5전6기로 사법고시(37회)에 합격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친의 희망에 의해 법조인의 꿈을 키워 온 백 변호사는 법대를 졸업한 후 6년 동안 고시공부에 전념한 결과 지난 1995년에 변호사가 되는 꿈을 실현했고 이제 대전지역의 중견 변호사로서 자신의 위치를 정착시켜가고 있다.

반면 김 변호사는 경향신문 해직기자 출신인 부친과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큰 형님의 영향으로 중학교 3학년 때 구속영장을 알게 됐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겠다는 어릴 적 꿈이 현실로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후 지난 1991년에 사법고시(33회)에 합격했고 군 법무관을 거쳐 변호사가 되는 등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이웃사촌으로 만난 두 사람은 특이한 사건에 대해서는 밤 늦게까지 법전과 씨름하며 함께 연구하고 판례를 찾아보는 등 서로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돼 왔다.

두 사람이 피고, 원고측 소송 대리인으로 법정에 함께 설 때도 있었지만 사안에 따라 화해와 조정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낼 때도 있었고 서로 승·패가 갈릴 경우도 있지만 끈끈한 우정은 버리지 않았다.

최근 백 변호사의 의뢰인과 김 변호사 친형간에 민사소송이 제기됐지만 두 사람이 중간에서 계속 조정을 유도해 합의를 이끌어냈을 때 이들에게는 큰 보람이었다.

백 변호사는 김 변호사에 대해 "법정에서 승·패에 대한 소신이 뚜렷하지만 가급적 화해와 조정을 통해 합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백 변호사에 대해 "외모부터 칸트 같은 철학자 분위기가 날 정도로 감정이 풍부한 예술가적 변호사이지만 법정에서는 자기의 영역을 분명히 내세우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소개했다.

변호사로서의 소신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한 만큼 수입이 들어오기 때문에 부를 쫓기보다는 법 앞에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의뢰인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김용섭 변호사 /사진=김대환 기자

변호사는 인권을 중시해야 하고 피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즉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 강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데 변호사마저 이를 외면하고 대충 형량이나 낮추려고 한다면 한 사람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변호사가 의뢰인을 이해하지 못하고 독단적인 판단을 하게 되면 오히려 의뢰인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경험에서 배웠다"며 "강자보다 약자일수록 오히려 법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서로 아픈 다리를 기댈 수 있는 단짝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승·패가 분명하게 갈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경쟁자일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사법시험에 합격해 연수과정을 거쳐 변호사가 됐고 의뢰인으로부터 각각 소송 대리권을 부여받지만 법정에 설 때는 언제나 혼자 고민해서 결정해야 하는 외로운 처지다.

사건 수임에 대한 세금 등 사회가 요구하는 공익적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공인으로서 윤리와 책무도 막중하기 때문에 이들은 변호사라는 직업이 무겁기만 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법조계 비리가 터질 때마다 변호사는 주역으로 등장했고 이로 인해 사회적 인식은 곱지 않지만 억울한 사람의 인권을 중시하고 사건을 이해하려는 이들의 법도(法度)는 법조계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늘도 "법에 대한 무지는 변명되지 않는다"는 법 철학론을 곱씹으며 억울한 이들을 변호하기 위해 법과의 일전을 벌이고 있다.??

백홍기 변호사 프로필
▲생년월일 : 1963년 9월 28일생
▲출생지 : 충남 논산시 강경읍
▲학교 : 충남기계공고, 충남대 법대 및 동대학원
▲경력 : 제37회 사법고시 합격, 사법연수원 제27기 수료, 변호사 개업, 현 대전시교육청·국민은행·중소기업·대전여민회 자문변호사
▲가족사항 :부인과 2남
▲취미 : 영화감상
김용섭 변호사 프로필
▲생년월일 : 1965년 5월 24일생
▲출 생 지 : 대전시 동구 삼성동
▲학교 : 대전고, 고려대 법대
▲경력 : 제33회 사법고시 합격, 사법연수원 제23기 수료, 육군 법무관 예편, 변호사 개업, 현 대전지법 민사15단독 조정위원·수협중앙회 법률고문
▲가족사항 : 부인과 1남 2녀
▲취미 : 골프, 축구 등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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