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재 가격 ↑·레미콘 수요 ↓

수도권 중심의 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충북지역 건설업계가 때아닌 홍역을 치르고 있다. 철근 등 기초자재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데 레미콘은 오히려 수요가 줄어 매출하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27일 충북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현장에 기초 공사에 필요한 철근 등 자재 물량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 한 중견 건설사는 철근을 통상 협력업체 1~2곳에 납품받았으나 최근 전체 협력업체로 조달 창구를 확대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주택 착공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부 자재 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철근의 경우 올해 t당 50만원대였지만 최근 65만원으로 치솟으면서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철근 가격이 치솟은 건 최근 제강사들의 철근 재고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55만t이었던 철근 내수 판매량은 지난달 85만t을 넘어선 뒤 이달 들어 94만t으로 월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5개월새 수요량이 1.7배나 늘어난 셈이다.

아파트 1000세대를 기준으로 들어가는 철근의 양이 1만 5000t 가량임을 감안하면 철근 구매비용만 20억원 이상 증가했다.

보통 건설업체는 원자재값이 상승하기 전의 시세로 공사 단가를 산정하기 때문에 자재값이 오르면 그만큼 손해다. 업계 관계자는 "자재값을 보전받지 못하면 공사를 하고도 밑지는 장사가 될 수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체 규모가 영세한 레미콘업계도 매출하락으로 고통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도내 레미콘 업체들의 지난해 출하실적은 672만㎥로 전년보다 10.3% 줄었다.

도내 레미콘 출하량 감소폭은 광주·전남 14.4%, 부산 14.2%, 전북 13.8%, 경남 12.1%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컸다. 반면 같은 기간 대구 16.3%, 제주 8.2%, 경북 3.3% 출하량이 증가했다. 수도권도 8.0% 늘었다.

이처럼 도내 레미콘 출하량이 줄어든 건 전국의 아파트 공급이 수도권과 대구·경북 지역에 편중됐기 때문이다. 다음 달 전체 아파트 분양물량 4만 8000여가구 중 3만 3000여가구가 수도권에 편중됐다. 충북은 2443가구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을 포함한 대구·경북지역의 민간 아파트 공급량이 늘어 레미콘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충북은 관급물량 의존도가 높아 감소했다"며 "지역 건설경기가 활성화돼야 실적이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영민 기자 ymjoo@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