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열린 충남쌀 축제에 1만 2000여명이 방문, 1억여원어치를 판매된 것은 우리지역 쌀의 우수성을 방증한 사례로 해석된다. 충남 지자체와 농업단체, 농민 등이 생산량 위주에서 탈피해 명품 브랜드화와 함께 우수성의 홍보에 기울여온 구슬땀의 결실로 여겨져 반가움이 앞선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입맛에 맞는 쌀을 생산하면 수입개방의 높은 파고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리라 믿는다.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에서 인정받았던 쌀의 관세화 예외조치가 올해 말 종결됨에 따라 관세화, 관세화 유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최근 쌀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기간 10년 연장'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쌀이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번 셈이다. 다만 의무수입량의 9% 확대와 함께 가정용 시판도 허용될 전망이어서 시장경쟁이 불가피해 졌다. 지역쌀의 성가가 조금 높아졌다고 긴장을 늦출 수 없음을 의미한다.

기계화와 경지 규모화 노력에도 우리 농업 여건상 생산비 절감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우리쌀의 경쟁력 확보는 품질과 안전성, 유통시장의 장악 등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친환경농법과 유기농법 등이 확대되고 있으나 고급쌀 생산만이 전부는 아니다. 파종부터 건조, 저장, 정선, 도정, 포장, 유통 등 모든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쌀의 표준화와 등급화 또한 중요하다. 생산자나 상인들이 주관적으로 분류한 등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표준규격 등이 조속히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차별화에 일단 성공, 소비자들에게 비용 이상의 가치를 인식시키면 수입쌀의 유입에도 우리 쌀시장은 흔들리지 않게 될 것이다. 판매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유통망을 정비해 중간마진을 줄이고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장악치 못하면 고품질쌀을 생산한 의미가 사라지게 마련이다. 유예기간 10년은 우리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결코 길지 않은 시간임을 재삼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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