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유적 탐방을 가족 단위 자동차 드라이브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것은 발상의 전환과 시대 취향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5일부터 사흘간 부여, 공주, 아산 일원에서 개최예정인 '백제향기 찾기 자동차 투어'는 흥미롭다. 종래 도보나 산행 중심의 유적탐사는 흔히 있었지만 자동차 투어는 처음이어서 행사 성공 여부에 따라 유사한 성격의 이벤트가 여러 지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자동차를 활용할 경우 도보행사에서 공간상 제한을 받는 유적 견학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젊은 세대의 취향에 부응할 수 있다. 퀴즈, 이벤트, 문화체험 등 유적 관련 참여 프로그램도 개발 가능성이 풍부하다. 과거 견학 위주 또는 일방적 경로의 보여 주기를 통한 관광행태가 근래 들어 실제체험과 쌍방향 채널의 참여 선호로 바뀌고 있어 단순한 견문확충 차원에서 이벤트성 부가가치 창출에 비중이 두어지고 있다. 백제문화권은 유산의 잠재적 개발 가능성, 인접 도시권에서의 접근성 등을 감안할 때 문화관광 차원에서 집중 육성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백제문화권 복원·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자발적 관심과 자긍심그리고, 문화경영의 묘를 살린 홍보기획이다. 우리보다 오히려 더 높은 관심을 보이는 일본의 중·고교, 대학 수학여행단과 특히 실버관광객 유치는 지역에 활성과 국제 교류 차원에서 매우 긴요한 사안임에도 지금껏 소규모, 산발적이어서 별다른 경제효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투어 개최를 계기로 지자체, 지역기업과 각급 교육기관, 사회단체 그리고 주민들의 유기적인 연계와 전향적 협조로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고품격 백제문화관광 플랜이 정착되기 바란다. 자동차 투어라는 독특한 행사진행개발을 반기면서도 과속, 소음, 주차, 환경오염 등 우리나라 자동차문화가 안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이 쾌적하고 목가적인 백제문화권에 오염되지 않을지 우려된다. 전국 최초의 자동차 유적관광이라는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치밀한 사전준비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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