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소속 이기봉 연기군수가 "행정수도 건설 무산으로 주민들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 상황에서 당에 남아 더 이상 할 일이 없게 됐다. 한나라당의 이중 잣대에 실망했다"는 변을 남기고 탈당했다. 이 군수가 탈당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 때까지는 적잖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이 반대로 돌아서 이제는 손가락질을 하는 형국이 됐으니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 군수에 이어 도의회 유환준 의원과 연기군의회 조선평, 지천호, 임택수 의원도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했다. 도미노 탈당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작금의 정치권에 대한 충청권 민심은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으며 그 중심에 한나라당이 자리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키 어렵다. 이렇게 볼 때 염홍철 대전시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당적을 보유한 단체장과 지역 의원, 당직자 등이 주민들로부터 거센 탈당 압력에 시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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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사태 발단은 전적으로 수도권 이기주의와 한나라당의 이중적 태도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한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압도적 다수로 행정수도 특별법을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행정수도 이전을 반대하고 헌재의 위헌 결정에 쌍수를 들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나라당은 자당에 대한 충청권 민심 이반을 하찮게 여겨서는 곤란하다. 평생 농사밖에 모르던 농민들이 빚더미에 올라앉은 게 과연 누구 책임인가. 지역정서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오죽하면 이들이 탈당하겠는가.

원인 제공자인 한나라당은 늦기 전에 해법을 내놔야 마땅하다. 마지못해 내놓는 생색내기 식 처방으로는 결코 문제를 풀 수 없는 만큼 근본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줄 안다. 행정수도 이전을 비롯해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는 결코 훼손될 수 없는 불변의 명제다. 이를 인정하는 것만이 연쇄 탈당을 막고 제대로 된 공당으로 거듭나는 길임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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