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간 학습터전 문닫아, 위탁 실패·예산부족 원인, 매년 13~15억원 비용 소모, 구청장 공약 실패 등 비판

대전 동구가 6일 국제화센터 운영에 대한 포기를 선언했다.

동구 국제화센터는 동·서 교육격차 해소와 지역 내 교육복지 구현을 취지로 2008년 설립된 통학형 영어학습기관이다.

하지만 이 날 구가 운영을 포기하면서 6년 6개월 간 이어진 영어학습 터전이 문을 닫게 됐다. 구가 센터운영을 포기한 표면적 이유는 수탁자 선정의 실패다. 구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운영을 위탁할 업체를 찾았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지난해 말부터 3차례 걸쳐 위탁업체를 모집했지만 마땅한 업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열악한 지방 재정 형편 등으로 지속적인 예산 지원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호덕 동구 부구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자체수입으로 구 직원 인건비도 해결이 안되는 상황에서 국제화센터 운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매년 13~15억원을 센터 운영 예산으로 소모하는 것은 구 재정상황에 큰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구는 현재 무상급식비와 기초연금 등 기초적인 국시비사업에 쓰이는 비용을 포함해 총 592억원의 예산을 미편성한 상태다.

구의 재정상황에 비춰볼 때 센터 운영 포기는 불가피하다는 것이지만, ‘구가 무책임한 결정을 내렸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그동안 ‘센터 유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한 구청장은 민선 6기 선거 후보자 시절 교육환경 분야 공약사항으로 ‘국제화센터 운영개선’을 약속했다. 이 공약내용은 당선 후인 지난해 9월 ‘민선 6기 구청장 공약 실천 및 관리계획’에도 포함됐다.

정영선 국제화센터 학부모 회장은 “한 구청장이 붙인 ‘국제화센터 운영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선거 플래카드가 기억에 선한데 이런 결과가 나와 황당하다”며 “구민과의 공약사항이 이렇게 중단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동구의 한 초등색 학부모는 “열악한 환경으로 영어학원을 못 보내는 아이들을 위해 싼 가격에 양질의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결국 동구 아이들은 다시 영어학원에 등록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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