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충북장애인체육 계속 외면할 것인가
下. 각 시·군 엘리트 장애인 훈련 비용은 ‘0’원
충북 선수들 우수해도
관심저조 성적 하향세
8개 지역 장애인체육회
지도자는 순회 코치로
시·군 적극적관심 절실

충북 장애인체육 선수들의 조직력과 강인한 정신력, 그리고 감독과 코치 등의 지도력은 전국 타 시·도보다 뒤쳐지지 않는다. 충북 장애인체육은 이러한 저력으로 전국장애인체전에서 한자릿수는 물론 늘 상위권에 랭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하향 길을 걷고 있다.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다보니 그만큼 성적도 떨어지고 있다는 게 장애인 체육인들의 분석이다.

대구, 경기, 부산에 이어 2006년 12월 중순에 설립된 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는 창단 초기부터 타 시·도의 부러움과 함께 견제를 받았다. 창단 초기, 충북도장애인체육은 2009년 전국장애인체전에서 3위에 올라 '기적'에 가까운 성적을 냈다. 초반 적극적인 예산 투입이 적중한 것이다. 그런데 충북도장애인체육회는 2010년 5위, 2011년 6위, 2013년 7위로 타 시·도와의 순위 경쟁에서 서서히 밀리고 있다. 지속적인 예산 투입과 ‘뒷심 부족’이 원인이다. 물론 이같은 성적은 타 시·도의 부러울만한 성적이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하향 세라는 얘기다.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올해 장애인체전에서 장애인역도선수단의 종합우승 4연패에 힘입은 충북장애인체육회는 종합 순위 5위를 차지하면서 어느 해보다 상승세를 이어갈 분위기다. 충북도뿐만 아니라 각 시·군의 실업팀 창단 등 적극적인 '투자'만 있다면 분위기 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얘기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장애인체육회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3일 충북장애인체육회와 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충북도내 8개 시·군은 발 빠르게 장애인체육회를 설립했다. 장애인체육회 설립 취지는 '엘리트 장애인 체육인'들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된 곳은 청주·충주시, 음성·옥천·보은·진천·증평·영동군이고, 제천시도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설립된 8개 자치단체는 장애인체육 지도자를 단 1명도 확보하지 않았다. 일부 충북도장애인체육회 소속의 장애인체육 지도자가 이 지역에 파견돼 순회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지도자 1명이 장애인 3500명의 체육을 돕고 있다는 게 장애인체육 단체의 설명이다.

실제 증평군은 올해 장애인체육회 예산으로 1400만원을 책정했는데, 증평장애인어울림 체육대회(행사비용 500만원)와 충북한마음장애인체육대회(행사비용 900만원) 등 모두 1회성 행사에 예산을 썼다. 실질적인 엘리트 장애인체육에 들어갈 예산은 '0원'인 셈이다.

옥천군은 장애인체육회 예산으로 8400만원을 확보했으나 이 중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 6200만원과 각종 장애인체육대회 행사비용 2000만원을 제외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3분의 2가 인건비 등의 운영비다. 음성·보은·영동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나마 1억원 상당의 예산을 확보한 충주시는 장애인선수 강화훈련비 등 대부분 엘리트에 투입시키고 있다.

한 장애인 체육인은 "장애인 행사에만 신경쓰다 보니 정작 엘리트 장애인체육은 소외되고 있다"며 "엘리트 장애인체육을 육성하려면 각 시·군의 적극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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