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스캔들’ 배우 이중문
2003년 데뷔한 중고신인
처음으로 주인공도 꿰차
“내겐 너무 소중한 작품”

▲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서 장서준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이중문.
▲ 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에서 장서준 역을 연기 중인 배우 이중문.

아이돌그룹 엑소의 인기를 타고 등장한 표현 중 '아줌마들의 엑소'라는 게 있다. 말 그대로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엑소 부럽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중문(31)이 그렇단다. 본인은 "어휴, 엑소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가 엑소 팬들한테 혼난다"며 손사래를 치지만 SBS와 그의 매니저는 '아줌마들의 엑소'가 맞다고 주장한다.

이중문은 지난 7월 시작한 SBS TV 아침드라마 '청담동 스캔들'의 남자 주인공 장서준을 연기하고 있다. SBS는 연일 '청담동 스캔들'의 인기를 자랑하면서 이중문을 띄우고 있다. 이중문은 "내 인기는 모르겠지만 우리 드라마가 인기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청률이 높아서 기분 좋다. 어쨌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는 거니 힘이 난다"고 말했다.

아침, 저녁으로 일일 연속극에서는 막장 드라마의 경연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청담동 스캔들' 역시 '막장의 정도'를 달리고 있다. 출생의 비밀, 악덕 시댁, 강제 피임, 유아 납치, 불륜 등이 마구 버무려져 있다. 그런데 막장이라고 다 시청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주부 시청층을 사로잡기 위해 방송 3사가 치열한 경합을 펼치는 아침 연속극 시장에서 '청담동 스캔들'은 출발부터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4일 시청률은 14.8%. 경쟁작인 MBC '폭풍의 여자'는 10.2%, KBS2 '일편단심 민들레'는 9.4로 집계됐다. 그런데 '청담동 스캔들'은 아침극 경쟁에서는 물론이고 현재 SBS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SBS를 웃게하는 드라마인 것이다.

이 막장 드라마에서 이중문이 연기하는 장서준은 홀로 깨끗하고 반듯한 총각이다. 그런 '훈남'에게 으레 '실장'이라는 직함이 붙듯 장서준도 인테리어회사의 실장이다. 그리고 그 회사에는 시댁의 모진 구박과 음해 끝에 집을 나온 여주인공 은현수(최정윤 분)가 브랜드 매니저로 입사한다. 그리고 삼척동자도 예상하듯, 장실장은 그런 은현수의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여기서 '아줌마들의 엑소'가 탄생했다.

"우리 드라마 내용은 되게 자극적이에요. 하지만 장실장은 '키다리 아저씨' 역할이라 아줌마들의 '로망'이죠.(웃음) 멋진 역할이지만 부담도 커요. 장실장이 은현수를 좋아하는 것을 설득력 있게 그리는 게 제 숙제입니다."

이중문은 '중고신인'이다. 2003년 데뷔한 그는 '다함께 차차차' '미우나 고우나' '당돌한 여자' 등 나름대로는 '따박따박' 출연작을 늘렸지만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 그러다 2011년 군에 입대해 2012년 말 제대한 이후에는 1년여 '백수' 신세가 됐다. "제대 후 작품이 없었어요. 정말 너무 힘들었죠. 사람이 일을 해야하는데 캐스팅이 되지 않으니 이러다 잊혀질까봐 두려웠습니다. 제대 후 1년 넘게 캐스팅이 좌절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중고신인'이라는 거였어요.

저를 캐스팅 할거면 아예 어린 진짜 신인을 캐스팅하겠다는 말과 함께요. 제가 생각해도 요즘 20대 중에는 연기 잘하는 친구가 너무 많은데 왜 안 그렇겠어요." 그렇게 마음고생을 하던 그는 '청담동 스캔들'에 발탁되면서 처음으로 주인공까지 맡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4년만의 연기 복귀다. "이전까지는 그저 대본만 들여다보며 제 대사 NG만 안 내려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작품 전체를 보고 저 외에 다른 배역도 다 보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군대에서 서른을 맞이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제가 그간 아무 생각없이 연기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연기를 못하게 되니까 연기에 대한 간절함이 커졌고,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돌아보게 됐습니다." 이중문은 "그래서 이번 작품이 내게는 너무 소중하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 코치도 난생처음 받고 있다"며 "다음 작품은 없다는 심정으로 후회 없이 이번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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