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 주도 오늘 개최… “5개 자격 중 4개 미달”
업무수행 능력·도덕성 관건… 공모과정도 이슈될 듯

대전시의회가 29일 이명완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내정자〈사진〉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를 연다.

권선택 대전시장의 공약 차원에서 시작된 시 산하 공기업 사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간담회(이하 인사청문회)는 이번이 2번째이지만, 시의회 주도로 시의원(7명)이 청문위원으로 진행되기는 처음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청문회에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쟁점은 이 내정자의 업무 수행 능력과 도덕성 검증에 초첨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내정자의 ‘경력’에 청문위원들의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가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와 상명여대 불어교육과,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랑스관광청 한국사무소장, 뉴칼레도니아관광청 한국지사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리디앤코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 관광 분야 전문가로 보이지만, 경력 대부분이 여행 상품을 만들고 관광객을 모집하는 관광마케터에 가깝다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다.

여기에 이 내정자가 지난 3월 설립한 ㈜리디앤코의 경우 법인 등기부 등본에는 광고홍보와 출판인쇄, 여행업이 주목적으로 되어 있으며, 홈페이지조차 없는 회사인 것으로 파악돼 이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해 수백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며 엑스포 재창조 사업, 의료관광 등 굵직한 대전 현안을 담당하는 공사의 수장으로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을 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사 사장 공모 과정을 둘러싼 청문위원들의 질문도 예상된다.

대전마케팅 공사는 사장 모집 공고를 통해 5개 공모자격 요건을 제시했다. 국가 또는 지자체 4급 공무원으로 관련 분야 3년 이상 경력 또는 재직(3급 이상)을 비롯한 △공기업 또는 준정부 공공기관 임·직원(1급 이상)으로 관련 분야 3년 이상 근무 △대학·연구기관서 관련 분야 부교수 또는 책임연구원급 근무(3년 이상) △상장기업 상임임원 근무(3년 이상) △기타 업무 수행과 관련해 상당 자격 또는 능력 있다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인정한 사람 등이다.

이에 대해 한 청문위원은 “이 내정자의 경력은 사장 모집 공고에 나온 자격 요건에 크게 미달된다”라며 “이 내정자는 5개 자격 중 가장 중요한 4개 항목에 미달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단지 애매모호한 자격 기준인 한 가지 항목(각 자격 요건에 상당하는 자격 또는 능력이 있다고 임원추천위원회가 인정한 사람)으로 이 내정자를 선정했다고 한다면, 임명 과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에 대한 이 내정자의 이해도 역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충남 공주 출생으로 고등학교를 공주에서 졸업했지만, 대학 이후 줄곧 서울을 근거로 활동한 탓에 대전 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원들의 시각이다.

한 시의원은 “대전의 굵직한 사업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대전의 역사와 정서, 배경을 알아야 한다”며 “마케팅 분야 역시 대전을 해외나 서울에서 홍보하려면 최소한 대전이 어떤 도시인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편, 일각에선 인사청문위원(7명) 중 5명이 권선택 시장과 당적이 같은 새정치연합 소속이 만큼 이 내정자의 청문회가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김종천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권 시장이 청문회에서 부적격 판단이 나오면 임명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소신을 갖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청문회 진행에서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뒷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