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노위·정무위 대기업·금융권
교문위 대학총장 출석 두고 파행
與 “일단 다 부르자식 기업 지장”
野 “기업 입장만 대변… 실망스럽다”

국감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며 일부 상임위에서 파행사태까지 발생했지만 휴일인 9일에도 여전히 장외공방전을 벌였다.

여야는 지난 이틀간 환경노동위와 정무위에서는 각각 대기업과 금융권 증인 채택 문제로, 교육문화체육위는 대학 총장 출석은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이다가 파행을 반복했다.

새누리당은 대기업 총수의 증인 채택 문제 등으로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파행을 겪자 우려를 나타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감사란 말 그대로 국정에 대해 감사를 하는 것"이라면서 "정부 정책과 아무 연관이 없는 개별 사업장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임금협상이나 하청·재하청 문제는 그에 합당한 행정·사법절차를 밟아서 해결해야지 국정감사장에 끌어들일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 집단의 총수를 국감장에 증인으로 세워 망신을 주고 결국은 개별사업장의 노사분규에 노조의 협상력을 강화시켜준다는 목적이라면 국감 본연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국감 준비기간이 짧았던 탓에 증인채택 등의 문제에 대해 충분히 얘기할 시간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야당이 '일단 다 부르고 보자'는 식으로 하는 것은 현재의 경제상황이나 기업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면서 "여야가 합리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20일 내에 국감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많은 피감기관을 철저하게 조사하려면 지금과 같이 감정낭비, 시간낭비를 해선 안 된다"면서 "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의 등 국감 이후의 일정도 산적해 있음을 잊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감사가 부처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와 새누리당의 증인 채택 반대로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논평에서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정부관계자와 공무원들의 자료제출거부, 늑장제출 등 비협조가 여전하다"며 "국가 공무원들이 정부 정책을 점검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해야하는 기본 책무들을 망각한 채, 정부 실정을 감추기에만 급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은 실망스럽다.

남은 기간이라도 성실하게 국정감사에 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 대변인은 "새누리당 일부 국회의원들 역시 실망스럽다"며 "과연 국민을 대변하는 입법부의 일원인지 의심스럽다.기업인들의 입장만 대변하고, 정부의 든든한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국민에게 과연 어떻게 비쳐질지 현명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기업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갑인 만큼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나와 여러 정책적 사항을 점검받고 시정할 건 시정하는 게 공정 사회로 가는 첩경"이라며 "이를 두고 국회의 '슈퍼갑질'이라고 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의 사명감조차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이어 "기업인 증인이 나오면 정책공방을 할 일이지 굳이 채택 여부를 쟁점 삼아 소란스럽게 하는 건 어렵게 정상화한 국회를 정쟁 국감으로 몰아가려는 느낌"이라며 "기업인들이 증인으로 나옴으로써 밝혀질 정부의 무능, 무책임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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