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구 충청남도의회 의원

하늘은 높푸르고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가는 만큼 각종 문화행사도 풍성해지고 있다.

공주의 경우, 국비, 도비가 지원되는 행사가 백제문화제 정도였는데 작년, 금년으로는 행정수도가 오려는 기운이 생동했는지 갑자기 확대되었다.?

작년 6월에 치러진 전국연극제의 경우 16개 작품의 경연이 약 20여일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관객이 늘 만원이었다. 이 작은 공주에서 시내인구 약 4만~5만 정도인 것에 비하면 경의로운 일이다. 이구동성으로 작품을 보는 안목이나 문화를 접하는 수준이 대단했다는 평이다.?

전국연극제가 잘 치러진 때문인지 전국연극인 연수원이 공주의 유구읍에 생기게 되었고 금년 10월 2일부터 17일까지 16일간 향토연극제(고마나루전통축제)가 열린다.?

전통축제의 의의는 상당하다고 사료된다.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아테네올림픽에서 가장 흥분하고 관심 있게 본 것중의 하나가 중국과 결승전을 한 유승민의 탁구경기일 것이다. 이는 고구려사를 통째로 빼앗아 가는 중국에 대한 감정이 이심전심으로 작용한 것일 게다.

전통이라는 것이 사라져 가는 것만이 아니라 오늘, 내일을 있게 하는 씨앗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전통축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기도 한다. 이는 정체성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의 전통축제는 씨름판에 비유하면 애기 씨름판이란다.?

그래서 경연팀은 5팀 정도고 오히려 초청작이 더 많은 공연을 하게 된다. 공주시로 보면 더 의미 있는 것이 장소를 공주에 고정하여 앞으로 계속해서 이곳에서 열리는 것이다. 이곳 성안마을을 설명하자면 형태가 삼면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싸이고 한 면이 금강을 마주보이는데 그곳에 공북루가 한적하게 자리하고 있어 강보에 쌓여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축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생긴 그대로가 하늘이 준 공연무대라는 것이다. 성안마을에 있는 공산성은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백제왕궁지로 추정되는 곳이고 이괄의 난 때 인조가 왔던 곳이고 최치원 선생을 비롯한 서거정 등 많은 시인 묵객의 정취가 서린 곳이라 정자와 누각과 성벽 성문이 곳곳에 있어 산은 작지만 볼거리와 이야깃거리가 넉넉한 곳이다.

가까이에 무령왕릉과 얼마 전에 이사한 박물관이 있고 근대사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동학농민전쟁 전적지인 우금치고개가 있어 고대사부터 미래사(새 서울)까지 꿰뚫어 공부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천제로 시작될 전통축제가 많은 사람들의 호응 속에서 성대하게 치러지길 기대해 본다.

이뿐이랴. 현재 진행 중인 2004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는 20년도 넘게 금강을 주제로 어떤 때는 지천에서 어떤 때는 금강상류에서, 고마나루 솔밭에서, 공산성에서 자연재료를 주로 사용하며 자연주의적 사고와 사상과 철학으로 작품 활동을 한 것이 인정되어 국·도비가 투입된 행사로는 올해 처음으로 8월에서 10월 31일까지 무려 3개월 동안 하고 있다.

작품으로는 60여개 작품, 이 중 외국작가 16개국 30여개 팀이 참여한 명실공히 국제적인 행사다. 작년까지 보면 외국인들이 자비로 참여하여 좋은 미술전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한 열정이다 싶다.

장소로는 공주영상정보대학을 통해 들어가는데 주변 경치가 그만이다. 이곳을 장군산 장군봉이라 하는데 남쪽에서는 미술전이 열리고 동북쪽에서는 구절초꽃 축제가 10월 약 한달여에 걸쳐 영평사라는 절에서 열린다. 절 주변에는 하얀 구절초꽃이 만발하며 꽃이 피는 시기는 10월 거의 한달이다. 꽃이 한창일 때 약 15일간 점심 때 가면 기막히게 맛있는 국수도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작년 산사음악회 때는 당일 수천명이 참여했으니 사찰 관계자 말로는 연인원 약 3만여명이란다. 금년에도 어김없이 꽃은 피고 국수도 있다는데 음악회는 국립국악단(단장 박범훈)이 온다. 기대가 된다. 꽃축제는 금년으로 5회째고 예산이 1억여원 된다는데 지원은 한푼도 안된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축제들이 다양하다. 공주말고도 모두가 가을이 넉넉하고 풍성해진다.?

굳이 행사의 규모가 전국적, 국제적이라고 강조하는 것이 공주·연기, 연기·공주가 새서울이 되고 있는 징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의 가을이 풍요롭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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