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춘추]
이상수 유성고등학교 교장

"21세기는 3C의 시대이다." 미국의 경영학자 마이클 해머(M. Hammer)의 말이다. 3C는 competition(경쟁), change(변화), customer(고객)이다. 모바일 혁명과 교통의 발달로 세계는 가까워지면서 넓어졌다. 그에 따라 경쟁이 전쟁처럼 치열하다. 변화의 속도는 아찔함을 느낄 정도이다. 고객은 이미 왕이 되었다. 가게의 장사, 회사 경영, 기관의 행정도 고객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교원평가, 학교평가 등 각종 평가가 경쟁을 부채질하고, 교육 과정과 방법, 입시제도 등도 많이 바뀌어 혼란스럽다.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수요자 중심의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과 변화, 고객중심의 시대에 학교는 고민한다. 학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비전과 목표의 공유이다. '비전은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독단에 의한 최선보다 합의에 의한 차선이 낫다"라는 말도 있다. 구성원끼리 학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충분히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비전이나 목표가 학교의 홍보 전단이나 교장실의 게시판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가슴속에서 살아 움직여야 한다. 어려울수록 함께 가야 하고,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교육의 질로 승부해야 한다. "제품이 모든 마케팅보다 먼저이다." 어느 침대 회사의 경영철학이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이런 점에서 "학교교육의 승리는 교실 안에 있다."라는 존 스탠포드(J. Stanford)의 말이 깊은 느낌을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수업이고 교사다.

셋째, 가르치는 것보다 관계가 먼저이다. 좋은 관계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의 중심에 교사의 학생에 대한 사랑과 학생의 교사에 대한 존경이 있다. 테레사 수녀는 "사랑은 판단하지 않는다. 주기만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교사의 사랑도 마찬가지여야 하지 않을까? 타산적이지 않은 교사의 사랑, 그것은 교육에 대한 헌신일 것이다.

넷째, 경영을 생각해야 한다. 교육도 사업이다. 힘이 덜 들어야 하고, 투입 대비 산출이 많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할 분담과 권한 위임, 선택과 집중, 절차의 간소화, 결과의 피드백 등이 필요하다. 그러면 학교는 어디까지 해야 하나? 그 답은 하나다. 교육에는 마침표가 없다. 쉼표와 물음표와 느낌표만이 있을 따름이다. 교육을 생각하면서 만들어 본 말이다. 왜 마침표가 없어야 할까? 답은 이렇다. "교육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인데,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순간 아이들의 가능성도 거기서 그칠 테니까." 이래서 교육은 보람 있으면서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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