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포럼]
박종선 청주참사랑교회 담임목사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축제의 계절 답게 충북도내에선 충북예술제와 오송국제바이오산업엑스포, 청원생명축제, 음성인삼축제, 단양한국민속예술제, 청소년민속예술제, 온달문화축제, 생거진천문화축제, 증평인삼골축제, 수안보온천제, 청주직지축제, 음성품바축제, 보은대추축제,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우륵문화제 등이 이미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충북도 전역에서 수많은 축제들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도내 축제들마다 전국에 홍보돼 많은 분들이 찾아와 더불어 함께 축제를 즐기며 아무쪼록 축제들 마다 성공하기를 기원해 본다.

필자가 생각하는 축제란 느슨한 일상을 분주함 속으로 이끄는 열정이다. 축제라해서 특별한 것을 소재로 축제를 여는 것은 아니다. 평소 일상에서 접하고 있던 일들이나 문화나 상품을 제대로 알리고자 축제의 장으로 시선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므로 축제는 평소 열심히 땀 흘려 일한 사람들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함께 즐기며 나누는 자리다.

창조 속에 창조가 있고 공동체 안에 공동체가 있고 축제 속에 축제가 있다. 하다못해 작은 동네 축제도 동네 사람 전부가 참여해 그 날은 잔치를 벌이고 함께 즐긴다. 하물며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이 개최하는 축제는 적어도 그 지자체 주민들의 잔칫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헐벗고 굶주려 축제를 즐길 수 없는 이들이 너무도 많다. 축제가 지쳐 있는 심신을 위로하고 달래주는 기간이라면 적어도 이런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가 좀 더 있어야 할 것이다. 축제는 경제적으로 힘들어 허덕일 때 경제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교두보가 되어 주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새 힘을 불어 넣어준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 후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에 상처받고 위축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새로운 계기도 될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축제에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몸이 아파 병원에 있거나 슬픈 일을 당해 축제를 생각조차 못하는 슬픈 영혼들이다. 이들은 아마도 자신만의 축제를 매일 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월요일은 월척잡는 기분으로 희망의 축제 날이요. 화요일은 화끈하게 일하는 땀의 축제 날이요. 수요일은 수지맞는 수확축제의 날이요. 목요일은 목숨 있는(살아있는)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는 축제의 날이요. 금요일은 금보다 귀한 가족의 축제 날이요. 토요일은 토끼보다 귀여운 아이의 축제 날이요. 일요일은 일하지 않는 휴식축제의 날로 매일 축제의 날이면 좋겠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좋은 이유는 가장 깊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기 때문이지 않을까. 가을은 한 해를 땀흘려 일하고 수확의 기쁨을 얻는 수확의 계절이요.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해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수확의 기쁨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넉넉한 인심으로 우리 주변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월의 축제가 차디찬 겨울의 찬바람을 이길 정도로 훈풍을 실어다 주고 새 힘을 주는 희망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소외받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축제 속의 또 하나의 축제로 꽃 피어지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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