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태 대한노인회 보은군지회 노인대학 학장

10월 2일은 열여덟번째 노인의 날이다. 60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대한노인회에선 이날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노인들을 위한 각종프로그램으로 흥미로운 잔치를 배풀어 그 동안의 노고를 보답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은 앞을 다퉈 인간의 노화를 지연시키고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생명공학의 연구, 신약개발, 건강식품을 생산해 인간 수명연장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본능적 욕구와 욕망의 결과로 인류가 꿈꿔 왔던 100세(HOMO HUNDRED) 장수시대가 도래 됐다. 희소 가치가 높았던 옛날의 장수인들은 국가와 사회의 축복속에 대우받으며 살아왔지만 보편화된 장수사회에서는 무병장수가 대우를 받는 시대가 됐다.

그럼 사람들은 왜 장수사회를 꿈꿔왔나? 장수사회가 인류에 득을 주는 것이 있다면 수명의 연장으로 삶의 기회를 더 많이 맛볼수 있으며 일찍 죽는 공포에서 벗어나고 개개인들의 실존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도 평균수명이 81세를 넘는 고령국가의 반열로 들어섰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100이상의 인구가 1만 3793명(남자 3194명·여자1만 599명)으로 집계됐다. 실감이 나는 장수사회다.

그러나 장수사회가 축복만 받는 것은 아니다. 국민소득 3만불시대가 가까워져 경제대국의 17위권에 머물지만 국제협력기구(OECD) 회원 국가중 노인빈곤율이 최하위에 속하고 하루 12명의 노인이 자살을 하고 11명의 노인들이 실종되며 노인학대의 고발 건수도 수천건에 이르고 있다.

황혼의 불청객이며 가정을 해체하고 파탄시키는 치매노인은 50만명을 넘어 사회적 비용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노인인구 60%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고통은 삶의 질을 낮추고 있다.

120만명에 이르는 독거노인들의 생활양상은 힘에 겹도록 지친 상태다. 바로 이러한 노인문제들이 오늘날 노인들이 겪고있는 현주소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노인이라고 하면 병약하고 쇠태하고 힘이없는 나약한 존재로, 의존적이며 부양대상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며 지배적이다.

이제 젊은이들과 노인들사이에 세대적인 마찰은 불가피하게 됐다. 젊은이들의 돈을 다 노인들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늘어나는 복지예산과 무임승차를 야속하게 생각하는 것이 오늘의 젊은이들이다.

그러나 젊은이들도 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은 노인들이 어려웠던 지난날의 과정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노인들을 보살펴야 한다. 이제 노인들에게 시급한 일은 폭넓은 일자리 창출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움직이며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길어진 수명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다. 계속 늘어만가는 인류의 적인 치매를 차단할 수 있는 유전공학자들의 지속적인 연구로 하루빨리 획기적인 의약품이 생산될수 있도록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25년까지 치료법을 찿아 내겠다고 자신있는 의지를 보이고 임상실험에 175억원을 투입했다.

바로 이러한 계획의 실행이 노년의 행복을 찿아주는 것이다. 호스피스 병동을 증설해 연명치료를 지향하고 존엄한 죽음(well dying)을 맞이할 수 있는 대책도 시급하다. 대한노인회에서는 ‘부양받는 노인에서 자립하는 노인으로’라는 슬로건을 노인들에게 주지시켜 활기찬 노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나에게 은퇴란 없다’며 현역을 고집하고 104세의 고령에도 신노년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심장내과의사인 일본의 ‘이시하라시게야끼’ 박사의 노익장이 부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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