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당]
장곡 스님
백제불교문화회 관장

이 세상은 깜깜한 암흑/ 여기서 분명하게 가려보는 이는 드물다/ 그물에서 벗어난 새가 드물듯이 천상에 오르는 사람 지극히 적다.

백조는 태양의 길을 가고 신통력이 있는 이는 허공을 난다/ 지혜로운 이는 악마와 그 무리 물리치고 이 세상을 벗어난다.

오직 하나인 진리를 여기고 함부로 거짓말을 하고/ 오는 세상을 믿지 않는 사람은 어떠한 악이라도 범하고 만다.

욕심 많은 사람은 천상에 갈 수 없다/ 어리석은 자는 베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이는 베풀기를 좋아하므로 저 세상에서 복을 누린다/ 온 세상의 왕이 되기보다 천상에 올라가기보다 또는 온 세상을 다스리기보다 대자유에 이르는 첫 걸음이 훨씬 뛰어나다. <법구경>어제 한 젊은이가 필자를 찾아와 “저는 현실이 불만입니다.

사회도 형제도 친구도 믿지 못하겠습니다.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가 원망스럽습니다”라고 하소연을 했다. ‘현실이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라고 생각하며 그의 하소연을 묵묵히 들어줬다. 그의 말이 끝난 후 ‘중아함’ 앵무경에 나오는 앵무미남에 대한 애기를 해줬다.

어느 날 도제(都提)의 아들 앵무미남이 성인께 찾아와 물었다. “성인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중생들은 다 같이 사람의 몸을 받았으면서도 지위가 높고 낮으며 얼굴이 잘생기고 못생겼으며 목숨이 길고 짧으며 병이 있고 없으며 위덕이 있고 없으며 비천한 집과 존귀한 집에서 태어나며 재물이 많고 적으며 총명하고 어리석게 되나이까?"

“그것은 중생들이 자기가 행한 업 때문이니라. 지은 업에 따라 갚음을 받으며 업을 인연하여 높고 낮음이 생기는 것이니라.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의 수명이 짧은 것은 다른 생명에게 모질게 굴거나 짐승을 죽여서 그 피를 마셨기 때문이니라. 어떤 사람이 병이 많은 것은 주먹이나 막대기로 다른 생명을 못살게 굴었기 때문이니라.

얼굴이 못생긴 것은 성질이 급하고 번민이 많아 화를 잘 내고 걱정과 질투가 많아 다른 사람과 자주 다퉜기 때문이니라. 위덕이 없는 것은 남이 존경을 받으면 질투하며 남이 좋은 물건을 가진 것을 보면 내 것으로 만들고자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니라.

어떤 사람이 비천한 집에 태어나는 것은 공경할 사람을 공경하지 않고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며 오만하고 방자하게 굴었기 때문이니라.

가난하고 재물이 적은 것은 빈궁하고 고독한 사람, 수행자나 거지에게 음식이나 옷, 그리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생필품을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어떤 사람이 어리석은 것은 자주 지혜로운 이를 찾아가 참다운 진리를 배우지 않고 죄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묻지 않으며 검고 흰 것을 깨우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인과는 촘촘한 그물망과 같아서 터럭만큼도 빠져나갈 틈이 없다. 현재 자신이 받고 있는 일체의 현상은 스스로 지은 업의 결과물이다. 오늘은 어제의 연속이며, 내일은 오늘의 연장이다. 오늘을 열심히 살지 않으면서 어찌 내일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내일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위해선 현재에 최선을 다할 때 가능하다.

지혜로운 이는 과거생과 미래생도 또한 그와 같음을 알기에 바른 마음으로 오직 현재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녹은 쇠에서 생겨 그 쇠를 흠이 가게 하는 것처럼 부정한 일을 저지른 이는 지은 업에 따라 악처로 이끌려 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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