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 1위
본사 아마추어 대회서도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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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승하리라 믿었는데 그게 오늘이네요.”

5년 만에 LPGA투어 정상에 재등극한 허미정(25·코오롱·사진) 선수의 소감이다. 허미정은 지난 19일부터 22일(한국시각)까지 미국 앨라배마주 프래트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트레일(파72)에서 열린 2014 LPGA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합계 21언더파 267타로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허미정은 조금 예스러운 표현을 빌리자면 ‘대전의 딸’이다. 또 대전 성천초등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1998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을 지켜본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은 ‘세리 키즈’다.

허미정은 대전 성천초에서 골프에 입문해 월평중과 대전체고, 우송대를 거치며 국내 무대를 휩쓸었다. 2004년 제2회 충청투데이배 전국아마추어 골프대회 여중부 1위를 차지한 허미정은 대전체고 재학 중인 2005년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KLPGA ‘미녀골퍼’ 김혜윤 등과 함께 제86·87회 전국체전에서 2년 연속으로 개인·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으며, 2006년에는 18살의 나이로 제28회 퀸스 시리키트컵 아시아-태평양 아마여자골프대회 정상에 올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허미정의 대전체고 시절 은사인 전일주 감독(대전 구봉고)은 “미정이는 타고난 신체조건부터 골프를 하기에 적합했다”며 “드라이브와 퍼팅이 모두 좋아 적수가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전 감독은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허미정은 2008년 프로 전향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LPGA 2부 퓨처스투어에서 1년간 톱10에 10차례나 이름을 올린 허미정은 2009년 ‘세리 언니’를 보며 꿈꾸던 LPGA에 입성한다. 그는 데뷔 첫해인 2009년 8월 LPGA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프로 첫 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년 차부터 내리막길을 걸어, 리더보드 상위권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흔들리던 허미정을 잡아 준 것은 아버지였다. 아버지 허관무(60) 씨는 딸을 돕기 위해 대전에서 하던 일을 접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모녀는 3~4년을 스윙 교정에 매달리며 구슬땀을 흘렸고 지난달 포틀랜드클래식 톱10에 진입하며 부활을 알렸다. 포틀랜드클래식은 허미정이 프로 첫 승을 차지한 세이프웨이 클래식이 이름만 바뀐 대회라 그 의미도 각별했다.

허미정은 포틀랜드클래식에 이어 올 시즌 5번째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공동 3위에 오르며 예열을 마쳤고, 마침내 이번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5년의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허미정은 “이제 내 스윙과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캐디백까지 직접 메며 날 지켜봐 준 아버지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허미정은 내달 2일 중국에서 열리는 레인우드 LPGA 클래식에서 통산 3승에 도전한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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