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현장대응 모의훈련
과학수사분야 검시·검식 진행

▲ 대전경찰들이 17일 중구 문창동의 한 여관에서 열린 '강력사건 대응체계 훈련'에서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이 훈련은 한 4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로 발견된 강력 사건을 가정해 시행했다.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 대전 중구의 한 여관 2층 특실에서 40대 남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중부서 소속 과학수사관들이 여관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제 막 부패하기 시작한 사체에서 나오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온 방안이 피와 쓰레기로 어지럽게 더럽혀진 상황. 남자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이불을 들추자 온 몸 이곳저곳에서 흉기에 찔린 흔적이 눈에 띄었다. 검시관이 들어와 사망추정 시간을 가능하기 위한 체온 측정과 함께 남자의 몸을 살폈다.

그의 왼팔과 오른팔, 가슴과 배에서 17개의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검시가 끝난 후 시작된 현장 검식 과정에서 범행에 쓰인 것으로 추정할 만한 과도도 발견됐다.

현장 오염을 막기 위한 하늘색 작업복 입은 수사관의 손엔 지문 감식에 쓰이는 형광가루와 블루라이트가 들렸다. 남자는 더이상 말이 없었지만, 그가 숨진 현장은 과학수사관들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범인은 그 자야!’ 대전경찰청은 17일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현장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대전청과 대전중부서 소속 과학수사관 및 검식관이 함께 참여한 이날 훈련에서는 중구의 한 여관 안에서 한 4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는 가정 아래 진행됐다. 훈련 장소인 여관방은 실제 살인 사건 현장과 최대한 흡사하게 미리 꾸며졌다.

이날 현장을 지휘한 홍영선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그동안 범인을 신속하게 잡기 위한 모의훈련은 진행된 적이 있지만 과학수사 분야에서 현장 검시 및 검식 모의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큰 사건이 발생했을 때 지방청과 일선서의 과학수사관들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최대한 실제 사건과 가깝게 진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수사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경우 사체를 기증받아 훈련 장소에 두고 실제 사건처럼 검시와 검식을 벌일 만큼 과학수사 모의 훈련 및 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경찰측 설명. 대전청의 이번 모의 훈련 역시 현장대응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입 수사관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됐다.

과학수사특채로 뽑혀 지난달 대전경찰에 새롭게 배치된 윤유경(35·여) 순경은 이날 훈련 현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였다. 윤 순경은 “과학수사 메뉴얼에 나와있는 전 과정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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