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조 도움 없는 무산소
등반 ‘알파인스타일’ 고집
10년 프로젝트 잠시 주춤
지역사회 힘 필요한 시점

▲ 직지원정대가 2013년 9월 실종 대원을 수색하기 위해 히말라야 히운출리(6441m) 5000m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충북산악구조대 제공

히말라야 히운출리(6441m) 북벽 등정 실패와 고(故) 민준영(실종당시 37세)과 박종성(〃 42세) 대원 실종(사망)은 직지원정대에 많은 시련을 안겼다.

겉으로는 고생했다는 식이지만, 속으로는 '아무도 가지 않은 곳을 왜 오르느냐', '누구는 8000m급도 오르는데 6000m급도 못 오르느냐' 등 냉소적인 시각 때문이다. 이 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충북도민들의 자긍심과 직지 창조성, 개척정신을 세계에 알리고 충북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는 게 직지원정대의 등반 목표다.

직지원정대의 창조성은 우리나라 최고 산악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직지원정대의 등반방식은 ‘알파인스타일’

그렇다면 직지원정대는 어떤 등반방식을 추구하고 있을까.

직지원정대는 2007년·2008년 파키스탄 히말라야 직지봉(6235m) 명명 당시와 2009년 네팔 히말라야 히운출리(6441m) 북벽 공격 당시 '알파인스타일'로 등반했다. 한마디로 알파인 스타일은 포터나 셰르파 등 지원조의 도움도 받지 않고 무산소로 등반하는 방식이다.

히말라야 등 고산에 대한 등반방식은 크게 두 종류로 이뤄진다. 알파인 스타일과 극지법이다. 먼저 알파인스타일은 대상 산 정상을 최소한의 짐으로 캠프 설치를 반복하며 한 번에 오르는 등반 방식이다.

극지법은 대상 산 베이스캠프에서 짐을 캠프 1·2·3까지 수송한 후 베이스캠프로 복귀하면서 정상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직지원정대의 정상(summit) 공격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산악인들에게 가치 있게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고(故) 민준영 등반대장은 실종 직후 아시아 산악인들의 축제인 제4회 황금피켈상 아시아에서 '알파인클라이머상'을 받았다.

◆'필' 통한 홍성택 산악인, 원정대 돕는다.

최근 세계 최초 로체남벽 코리아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히말라야로 떠난 홍성택(48·용인대 산악부 OB) 산악인은 직지원정대의 등반 방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때문에 홍 산악인은 2016년경 직지원정대의 히말라야 히운출리 북벽 2차 도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직지원정대와 홍 산악인의 등반 방식이 서로 통했던 것이다. 홍 산악인 역시 창조적 개척과 알파인 스타일 등반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로체 남벽은 지구상에서 가장 험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세계 최초로 베링해협, 그린란드, 북극점, 에베레스트, 남극점 등 3극점 2극지를 모두 밟은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이다.

◆"지역사회의 힘이 필요한 시점"

2008년 6월 히말라야에서 전해진 직지봉 명명 소식은 도민들에게 큰 자부심이었다. 전국 언론들도 직지봉 명명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때만 해도 도민들은 직지원정대에게 박수를 보냈다. 반면 2009년 9월 히말라야에서 전해진 실종 소식은 '무리한 도전'이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정상에 섰다면 박수칠 사안인데 말이다. 이처럼 직지원정대는 동료 대원의 실종으로 10년 프로젝트를 잠시 접었으나 많은 훈련으로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시민 A(45) 씨는 "직지원정대의 도전은 청소년들에게 '희망'이고 도민들에게 자긍심"이라며 "청주뿐만 아니라 충북을 위해 목숨까지 건 토종 산악인들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할때"라고 설명했다.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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