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조선 유적 대규모 발굴 … 고려 인장 3점·조선전기 가마터 등 출토

▲ 고려시대 인장(印章·도장)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 연합뉴스

충북 충주시 호암 택지개발지구에서 고려시대 인장(印章·도장)공예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물 3점이 발굴됐다.

또 수키와와 암키와, 그리고 벽돌 551점을 차곡차곡 쌓아 굽다가 천장이 내려 앉으면서 폐기된 조선전기 가마터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약 7만 5000년 전 중기 구석기 유적과 50여기에 달하는 삼국시대 신라고분, 고려시대 토성, 그리고 고려~조선시대 무덤 총 1300여기가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원장 신용민)은 2012년 10월경 충주시 호암·지현동 일대 '충주 호암동 택지개발사업부지'를 발굴조사한 결과 이 일대가 구석기 이래 조선시대에 이르는 대규모 복합유적임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고려시대 무덤에서 수습한 인장 3점은 사자를 비롯한 동물무늬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뛰어난 금속공예 기술을 보여준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이에 적힌 글자는 봉황을 의미하는 '鳳'(봉)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 정확한 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이들 무덤에서는 각종 고려시대 거울 28점이 발견됐다. 이 중에는 최대 지름 23cm로 두 마리 용과 구름을 표현한 쌍룡운문대경(雙龍雲文大鏡)과 사자 여덟 마리를 장식한 팔사자문경(八獅子文鏡) 등이 있다.

조선전기에 만들어 운영한 기왓가마는 모두 6기가 확인됐다. 이 중 한 곳은 기와와 벽돌을 굽던 상태 그대로 발견됐다.

고려시대 토성도 발견됐다. 이는 4m 폭으로 석렬(石列)을 1단으로 배치하고, 그 위에 흙을 쌓아 올린 구조로 드러났다. 성벽에 일정한 간격(50~70m)으로 성곽 부속 건물 일종인 치성(雉城)을 갖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성벽에서는 '龍山寺'(용산사)와 '官'(관)과 같은 글자를 새긴 기와 조각이 수습됐다.

중기 구석기 유적에서는 찍개, 몸돌, 격지 등의 석기가 출토됐다.

삼국시대 고분은 6세기 중엽에서 7세기 중엽에 만든 앞트기식 돌방무덤(횡구식석실묘)으로 드러났으며, 나중에 시신을 다시 넣는 장례방식인 추가장(追加葬)이 확인된다. 현장은 29일 오후 3시 30분 공개된다.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h@cc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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