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청주 사직동 시대 마감 … 제1막 ‘합격’
세계대회서 메달권 … 유명 엘리트 선수 양성
22~24일 이전 … 체육관·전천후연습장 갖춰

충북체육고등학교가 23년간의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 시대를 마감한다.

충북체고는 이 기간 동안 올림픽과 각종 세계대회에서 잇따라 메달권에 진입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고, 유명 엘리트 선수를 키워내면서 '세계 속의 작은 충북'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충북체고는 개교 당시 전국체전(전북·첫 출전)에 출전, 금메달 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를 시작으로 23년 동안 금 186개, 은 208개, 동 298개 등 모두 692개의 메달을 획득해 충북체육의 힘과 자존심을 보여줬다. 이로써 청주 시대, 즉 제1막은 '합격점'을 받았다.

◆청주연고 제1막, 세계선수 길러낸 충북체고 … "후배들에게 자신감"

충북체고는 1991년 정식 체육고교로 개교한 이래 어떤 선수를 키워 냈을까. 먼저 지상준은 제11회 북경아시안게임 남자배영 200m와 12회 히로시마아시안게임 남자배영 200m에서 각각 금을 목에 걸었다.

이와 함께 제13회 방콕아시안게임 여자창던지기,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여자창던지기에서 각각 금을 차지한 이영선 선수. 제29회 베이징올림픽 양궁단체전 금, 제15회 도하아시안게임 남자개인전 및 단체전 2관왕, 제28회 아테네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임동현 선수.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개인전 및 단체전 2관왕을 차지한 김우진 등이 충북체고 출신들이다.

여기에 제29회 베이징 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5kg급 동메달을 차지한 박은철도 충북체고가 낳은 선수다. 충북체고는 열악한 훈련장과 제대로 된 시설 등을 갖추진 못했지만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이 같은 스타 선수를 길러냈다.

이갑수(60) 교장은 "세계적인 선수 배출은 후배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진천연고 제2막은 '더 큰 기대감'

충북체고는 23년간의 청주연고 시대를 마감하고 진천군 문백면 도하리에서 새 둥지를 튼다. 제2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 학교는 오는 22~24일 신축 학교로 이사한 후 본격적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축 학교는 체육관, 기숙사, 종합운동장, 보조훈련장, 전천후 연습장, 야구장을 갖추고 있다.

충북체고가 신축 교사로 이전함에 따라 도내 엘리트 선수 육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국가대표 선수들의 요람인 진천선수촌이 있기 때문이다. 충북 엘리트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의 파트너십 훈련도 시행된다.

충북의 한 체육인은 "충북체고 선수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선수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량을 키울 수 있다"며 "진천시대를 열면서 매우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충북체고 활용 방안은

도교육청은 현재의 충북체고를 특수학교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수학교 운영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유치원·초등학교 과정 또는 고등학교·전공과정을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곳으로 구상하고 있는데,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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