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의 짙은 그림자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대전시민의 함성은 빛났다.

23일 오전 4시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브라질월드컵 한국과 알제리의 조별리그 2차전을 함께 보며 응원하기 위해 모인 붉은악마와 1500여명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선수들이 입장하고 먼 이국 땅에서 애국가가 울리자 관중석의 시민들은 승리를 염원하는 한 마음으로 대형 태극기를 펼쳤다.

붉은악마의 북장단에 맞춰 한창 응원이 무르익어 가던 전반 25분경 첫 실점을 시작으로 12분여 만에 연속 3골을 알제리에 내주자 시민들의 탄식이 한밭벌을 가득 메웠다.

그 순간도 붉은악마를 필두로 한 많은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한국 선수들을 계속 응원했다.

후반전에 들어서 손흥민과 구자철의 만회골이 터지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얼싸 안았다.

4대2 한국팀의 패배로 경기가 마무리된 안타까운 순간에도 붉은악마를 비롯한 시민들은 남은 3차전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또 한번의 응원전을 다짐했다.

이날 응원전에서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한 붉은악마 김민규(27·서구 월평동) 씨는 “솔직히 경기 결과에 실망은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준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다음 벨기에 전에도 이 자리에서 똑같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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