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1.홍명보=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도 23명의 최종엔트리를 발표하고 사상 첫 원정 8강 달성을 위한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최종엔트리를 두고 말이 많다. 최종엔트‘의리’라는 패러디가 나올 정도다.

‘의리’의 중심에는 ‘홍명보의 아이들’이 있다. 엔트리 23명 중 런던올림픽 대표 출신이 12명이나 되니 그럴만도 하다. ‘홍명보의 아이들’ 중심에는 ‘박주영’이 있다. 박주영의 발탁은 국민들이나 국내언론뿐 아니라 해외언론까지 갸우뚱거렸다.

우리와 같은 H조의 벨기에 일간지 르수아르는 “박주영은 올 시즌 116분 만을 뛰었다”고 꼬집었고, 영국의 더 선은 “아스널에서 적응하지 못한 박주영이 대표팀에 승선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비꼬았다. 특히 홍명보의 아이들과 오버랩되는 인물은 이명주다.

그는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권한이지만 월드컵이든 무엇이든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하고 그것이 나라를 대표하는 일이라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홍 감독님! 의리였나요? 순리였나요?

#2.김응용=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전 ‘통큰 투자’를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선수단 연봉만 높아졌을 뿐 성적은 ‘오십보백보’였다. 한화의 부진은 결국 김성한 수석코치의 사퇴로 이어졌다. 물론 수석코치 사퇴라는 극약처방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한 수가 될 수 있고, 선수들의 집중력·투지 부족을 지적받던 한화였기 때문에 수석코치의 책임이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김 수석코치의 사퇴는 뭔가 씁쓸하다. 프로야구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용 감독과 한화의 계약은 올해로 끝이 난다.

계약만료를 채 다섯 달도 남기지 않은 이 시점에서 굳이 감독의 손과 발이며 입과 같은 수석코치를 내보내야 했을까(자진사퇴라고는 하지만…). 또 한화의 부진에 김 감독과 구단 프런트 누군가의 책임은 없었을까. 2012년 8월 한대화 전 감독이 팀을 떠날 때도 한화는 코칭스태프와 구단 프런트의 소통 부재, 부실한 2군, 용병 실패 등 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다. 그후 한화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3.박지성=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은퇴를 선언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한국선수 첫 득점, 한국인 첫 프리미어리거, 아시아선수 첫 프리미어리그·챔스 우승 등의 발자취를 남긴 박지성 말이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원인이었지만 “미련이 없다”는 본인의 말과는 달리 팬들은 아쉬움이 남는다.

‘캡틴’의 마지막 무대가 월드컵이었다면 혹은 은퇴 전 한 시즌 정도 K리그 그라운드에 섰다면 하는 등의 미련 말이다. 어찌됐든 박지성은 떠났고 ‘캡틴’은 이제 ‘가장’이 된다.

하지만 필자는 이번 월드컵에 박지성의 동행을 제안하고 싶다. 부상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베컴이 월드컵 유치 홍보사절단 및 전략적 조언자로서 그러했듯 박지성도 그 존재만으로 홍명보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결혼 준비로 바쁘겠지만, 박지성 선수! 혹시 안될까요?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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