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에 관광객 뚝
다수 여객선 정원 못채워
상인들 대책마련 아우성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서해안 일대 관광지와 상권이 크게 가라앉고 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임에도 관광객은 서해안에 등을 돌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닌 단순히 세월호 여파로 바다 근처도 가기 싫어하는 심리가 깔렸다. 때문에 서해안 관광객은 반토막 났고, 인근 숙박업소와 음식업소에는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보령·태안 등 관광지 손님 뚝

5일 오후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인근은 한가로워 보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가 급랭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에 던진 충격, 울분, 허탈, 슬픔 같은 감정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현장에선 더욱 심각했다. A 횟집 주인 박성령(52) 씨는 손님이 줄어 먹고살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예년 같으면 꽃게, 주꾸미, 실치 등 봄 수산물 제철을 맞아 곳곳에서 수산물 축제가 한창이겠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대부분 행사가 취소된 데다 아예 관광객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객선의 경우 직격탄을 맞았다. 보령과 태안·서천 등 여객선 업체는 이번 황금연휴가 반갑지 않았다. 8척의 여객선이 보령항과 오천항 등을 1~2차례 왕복했는데,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여객선을 띄웠다. 신한해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 정도 연휴이면 표가 없어서 기다리거나 했을 텐데 매진은 안 됐다”고 "장기화할 시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축제·행사 등의 취소…지역 경제 바닥

진도 해역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의 여파가 충남 서해안 일대 지역 경제 침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몰고 오고 있다. 축제·행사 등의 취소로 지역 경제는 이미 바닥을 치고 있고, 보령 등 여객선과 유람선 이용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 세월호 여파로 태안의 경우 지난달 19일부터 6일까지 예정됐던 태안 몽산포항 주꾸미축제와 근흥면 신진도항에서 3~11일 열기로 했던 신진도항 꽃게축제가 모두 취소됐다. 인근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지난달 26일과 27일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일대에서 열기로 했던 제11회 장고항 실치축제도 취소됐다.

서천군 서면 마량포구 일대에서 오는 17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었던 제11회 서천 자연산 광어·도미축제 역시 전면 취소됐다.

이러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황금연휴 기간 관광객이 예년처럼 몰리지 않은 것이다. 보령시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는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 업체에서만 약 30% 정도 예약이 취소됐다”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 아우성

서해안 일대 상인들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단순히 행사만 취소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사는 기존대로 진행하되, 상인과 모든 국민이 애도하는 마음에서 축소·진행해야 한다는 게 상인들의 일관된 목소리다.

충남관광협회 관계자는 “지자체가 앞장서 서해안 일대 행사를 모두 취소하는 바람에 관광객이 서해안을 등지고 전주나 경주로 향했다”며 “대책은커녕 눈치만 보고 있는 행정이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각종 행사와 서해안 상권 살리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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