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단 5월 e-나들가게 모집
골목상권 살리겠다면서 진행했던
새간판·신형포스기 설치 혜택축소
半쪽짜리 지원대책… 점주들 불만
가격경쟁력도 낮아 점포폐업 속출

편의점과 슈퍼마켓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된 나들가게가 내달 추가모집을 실시하지만 해당 점포 점주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점주들에게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공동구매와 물류시스템이 예상과 다르게 뿌리내리지 못해 대형마트나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가격경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29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공단)에 따르면 내달부터 ‘e-나들가게’라는 이름으로 나들가게 점포를 추가 모집한다. 새로 모집하는 e-나들가게는 기존에 지원했던 새간판 지원과 신형 포스(바코드인식 단말기) 설치 대신 나들가게 표시와 기존 점포 포스에 나들가게 단말프로그램 설치가 지원된다. 하드웨어가 포함됐던 기존 지원과 달리 이번에는 소프트웨어로만 혜택이 축소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 나들가게 미인증 슈퍼와 편의점 점주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나들가게 성패의 관건인 공동구매를 통한 가격할인이 실패했다는 점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혜택을 줄여 모집할 경우 실효성이 있겠냐는 반응이다. 오히려 나들가게 인증을 받은 점포 가운데 인증을 포기하겠다는 점포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전 서구 갈마동의 한 나들가게 인증 편의점은 경영 악화를 이유로 폐업한지 오래고 대덕구 오정동의 또다른 마트 점주는 "기대했던 공동구매 지원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경쟁력이 없는 마당에 굳이 나들가게를 유지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시범운영 등 개선작업과 추가모집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 온라인 수·발주 체계와 포스에서 직접 물류센터로 주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청주시와 안동시에 시범운영을 하고 있고 2년 후 전국으로 보급을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또 물류센터를 권역별로 통합해 물품 공급 단가를 낮춰 가격경쟁 문제점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나들가게 점포 경영상태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는 상황에서 실제로 혜택을 보기까지 너무 오랜 시일이 걸려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한 소규모 슈퍼마켓 점주는 “얼마전가지 300개에 가까웠던 나들가게가 이제는 25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면서 “마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인데 나들가게 정책이 그 부분을 해결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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