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조별예선 빅매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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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이 50여일도 남지 않았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오는 6월 13일 오전 5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 14일까지 한 달여간 지구촌을 '들었다 놨다' 하게 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러시아(6월 18일), 알제리(6월 23일), 벨기에(6월 27일)와 H조에서 16강 생존전쟁을 벌이게 됐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올라올 만한 팀은 다 올라왔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그 어느 때보다 박빙의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대회가 열리는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가 12시간이나 돼, 경기 시청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에 16강을 가릴 조별예선 중 한국의 경기를 제외한 '빅매치' 3경기를 뽑아봤다. 다는 못 보더라도 이 경기들만은 놓치지 말자.

◆결승전 아닙니다(스페인-네덜란드 6월 14일 오전 4시)

'무적함대' 스페인과 '오렌지군단' 네널란드의 맞대결은 조별예선 최대 빅매치로 꼽힌다. 이들의 대결은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 매치업이기도 하다.

1958 스웨덴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우승 경험이 없는 국가끼리 펼친 당시 결승전에서 스페인은 이니에스타의 연장 결승골로 8번째 월드컵 우승국이 됐고, 네덜란드는 세 번째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남아공에서 대미를 장식했던 두 팀이 브라질에서는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양팀 모두 남아공 때보다는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이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스페인과 네덜란드는 '요한 크루이프'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네덜라드 토탈사커의 창시자인 요한 크루이프는 무적함대 스페인의 근간인 FC 바르셀로나의 전설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의 축구는 다르지만 닮아 있다. 패싱축구의 스페인, 속도축구의 네덜란드. 결승전이라 해도 손색없는 두 팀의 대결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지에서 적으로(잉글랜드-우루과이 6월 20일 오전 4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핵심 키워드는 '리버풀의 부활'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리그에서 가장 강력했다.

리버풀 공격은 'SAS(수아레스&스터리지)'로 대표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라힘 스털링까지 가세해 'SSS'로 불리기도 한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SAS'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난다.

수아레스의 우루과이가 잉글랜드와 한 조에 묶인 것이다. 잉글랜드의 중심에는 스터리지, 스털링과 함께 리버풀의 정신인 스티븐 제라드도 있다.

잉글랜드와 우루과이가 속한 D조에는 ‘카테나치오’ 이탈리아와 북중미의 다크호스 코스트리카가 포함돼 있다. 잉글랜드, 우루과이, 이탈리아의 월드컵 우승 경력을 합하면 7회나 될 만큼 그 어느 팀이 떨어져도 이변으로 기억될 죽음의 조다.

그렇기에 월드컵에서 만난 '환상의 짝궁'에게 양보란 있을 수 없다.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루니 퇴장,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 등으로 엮이며 소속팀 맨유로 돌아와 한동안 팬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리버풀 SAS의 선봉 수아레스가 축구종가 부활을 선언한 잉글랜드에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클린스만 더비(독일-미국 6월 27일 오전 1시)

'전차군단' 독일은 '토너먼트의 최강자'다. 그들은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뿐 아니라 최소한 8강은 가고 있다. 이름값으로 보면 독일과 미국의 경기는 주목받지 못했겠지만, 미국이 독일의 정신을 받아들이면서 이야기는 달라졌다.

미국은 지난 2011년 7월 '독일 축구의 전설' 위르겐 클린스만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클린스만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의 주역이며 유로 1996부터 1998 프랑스 월드컵까지 전 대회에서 득점한 독일 대표 스트라이커다.

클린스만 감독은 1987년 대표팀에 발탁된 후 A매치 108경기에서 47득점을 기록했다. 그보다 많은 골을 넣은 독일 공격수는 게르트 뮐러(68골), 미로슬라프 클로제(63골) 밖에 없다. 미국의 독일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은 독일의 명장 베르티 포그츠를 특별고문으로 선임했다.

포그츠는 1974 서독 월드컵 우승 주역이며 1990~1998년 독일 대표팀 감독으로 유로 1996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더불어 요아힘 뢰브 현 독일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클린스만의 수석코치였다.

물론 객관적 전력에서는 독일이 한 수 위지만, 클린스만이 독일 대표팀 선수들을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은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독일에게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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