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조사원 가이드라인 없이 배치
품목·무게·수량 기준만 제시하고
브랜드·원산지는 구마다 제각각
주먹구구식 조사에 시민들 불신

대전시에서 발표한 생필품 가격동향 조사가 주먹구구식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 품목에 대해 뚜렷한 기준없이 물가조사원 판단에 맡겨 가격동향 조사가 이뤄지다보니 각 구마다 천차만별인 가격이 실제 가격인 것처럼 오해의 소지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매달 지역 주요생필품 38개(농축수산물, 공산품)를 지정해 조사기준을 정하고, 각 구별로 마트, 시장, 백화점 등 가격을 평균해 가격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각 구별 주부들로 구성된 물가조사원들의 자의적인 판단대로 가격동향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물가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품목마다 한 조사원이 5개구를 모두 조사하는 방식이 아닌 5개구 동별로 물가조사원을 배치해 모든 조사품목을 조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정형화된 기준제시 없이는 정확한 가격정보가 요원한 상황이다.

실제 대전시에서 밝힌 지난 2월 생필품 가격동향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350g, 1모로 기준을 잡은 두부의 경우 동구는 1058원, 서구는 3319원으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물가조사 시 품목과 무게, 수량 기준만을 제시 했을 뿐 브랜드, 원산지는 구마다 제각각 달라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품목도 상황은 마찬가지.

참깨의 경우 동구 9995원, 서구 1만 8893원으로 2배 차이를 나타냈고, 사과는 유성구 1891원, 서구 4926원인 것으로 조사돼 물가정보를 받아든 소비자로써는 납득이 안가는 가격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전 중구에 사는 회사원 김모(38) 씨는 "같은 대전 땅에 생필품 가격 평균값이 3배 가까이 나는 게 말도 안 된다"며 "시에서 나온 자료만 보면 서구는 서울물가보다 더 비싼 것 같다"고 대전 생필품 가격동향 조사에 불신을 드러냈다.

해당 지자체들도 주먹구구식 생필품 가격동향 조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사용하던 자료를 정형화시키지 않고, 공개하다보니 조사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기준이 뚜렷하지 못한 점을 고쳐 조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 생필품 가격동향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월간대전경제와 홈페이지에 게재돼 시민들과 경제단체들에 의해 활용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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