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부족등 일시 용도 불구
최근엔 생활비 충당 대부분
손해나도 통장 사용액 늘어

#.1회사원 이모(34) 씨는 최근 지역 한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다. 결혼 후 아이가 태어나면서 관련 지출이 크게 늘어났고, 생활비가 월급으로 더 이상 감당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씨는 최소 3년은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2.직장인 최모(38) 씨도 지난해부터 마이너스통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생활비가 부족해 카드빚 보다 낫겠다는 생각으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했는데 벌써 대출금만 1000만원을 넘어섰다. 더욱이 가족 몰래 마이너스통장을 쓰고 있는 터라 고민만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많은 직장인이 결국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등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해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기타 대출은 269조에 달했다.

금감원이 2011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가계 마이너스통장 대출잔액은 43조 4000억원(8월 기준)으로 전체(444조)의 10% 수준이었다.

전체 가계대출이 매년 꾸준히 오른 것과 비교하면 마이너스통장 대출금액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당시 가계 마이너스통장 대출이 휴가철 등 일시적 자금부족에 따라 늘어나고 줄어드는 변동을 보였다면 최근엔 불경기에 따른 생활비 충당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이 수익 악화로 관련 우대금리를 없애고 있는 추세라 계획적으로 사용하지 않다보면 짧은 시간에 수천만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

또 신용카드처럼 할부 기간이 정확하게 나눠지지 않다보니 과소비를 부추기기도 한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소득이 줄어든 직장인들이 자신의 신용을 이용해 손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라며 “급전이 필요할 때는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만큼 초과지출에 대한 유혹도 큰 만큼 계획을 철저히 세워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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