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1.시작= 2014 K리그 챌린지(2부)가 22일 시작된다. 한국프로축구 주무대라 할 수 있는 클래식(1부)은 이미 시작됐지만 그곳에 대전시티즌의 자리는 없었다.

대전은 창단 16돌이었던 지난해 ‘강등’의 상처를 안았고, 역대 최악의 부진에 팬들은 할 말을 잃었다. 굳이 상처를 들추려는 것은 아니지만 잊지는 말아야 한다.

과거의 아픔을 잊는다면 미래의 도약도 잃어버릴 것이다.

각설하고, 대전에게 명예회복의 기회가 찾아왔다. 대전은 22일 오후 4시 수원FC(수원월드컵경기장)를 상대로 클래식 복귀를 위한 첫 발을 내딛는다. 이날 킥오프 휘슬은 대전의 부활을 알리는 효시(嚆矢)가 될 것이다.

#2.재활= 지난해 클래식에서 낙마해 강등이란 큰 부상을 당한 대전은 절치부심의 자세로 재활에 돌입했고, 꽤나 괜찮은 회복세를 보여줬다.

우선 대전은 조진호 감독대행과 허정무 기술자문위원 체제를 갖췄다. 패기와 노련함을 엮은 승부수다. 변화의 바람은 계속돼 자유계약, 드래프트, 이적·임대 등으로 선수단을 재편했고 한층 ‘젊어진’ 시티즌이 탄생했다.

그리고 2001년 FA컵 우승 공신인 김은중과 김영근을 각각 플래잉코치와 스카우터로 영입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다. 사실 필자는 지난해 대전의 행보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은 너무 패배에 익숙해 보였고, 벼랑 끝에서도 우유부단했다. 그러나 올 겨울 대전은 달랐다. 클래식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됐거나 기회를 못잡던 알짜배기 선수들 영입에 팔을 걷었다.

이는 선수육성-전력강화로 이어지는 1부-2부 간의 ‘상생모델’이고,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챌린지의 ‘생존법칙’이다. 뭐니뭐니해도 대전의 가장 큰 성과는 김은중의 복귀다.

레전드 컴백으로 대전의 스토리는 한층 흥미로워졌다. 관심이 적은 2부에서 살아남으려면 관심이 갈만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유럽의 ‘더비’같은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실패한 구단의 재도전에 눈과 귀가 모일 것이다.

#3.숙제= 앞서 얘기했듯 대전은 괜찮은 겨울을 보냈지만 그것으로 끝은 아니다. 김은중의 컴백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썼듯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런 면에서 클럽하우스 개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의 활용 또한 대전의 숙제지만 말이다.

숙제는 구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클래식 1경기 평균관중은 7638명이었고, 1위 수원삼성은 1만 7689명이었다.

반면 대전은 수원의 3분의 1 수준인 5667명(1경기 평균·총 10만 7675명)에 그쳤다. 마케팅 부족인 동시에 팬심의 부재다. 대전은 오는 30일 오후 2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고양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른다. 지난해 챌린지의 평균관중은 1726명이었다.

7638 혹은 1만 7689 그리고 1726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향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팀은 2부로 갔어도 팬은 자줏빛 전사들이 돌아올 1부에 머물러야 한다. 축구특별시의 부활은 단지 구단의 현안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숙제이자 숙원이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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