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1.태풍의 눈="그라운드에 대전발 축구 태풍이 불고 있다. '그러다 말겠지'했던 대전 돌풍이 위력을 더해가며 태풍으로 발전하고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 최윤겸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김은중, 이관우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활약도 전력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김은중은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코엘류 국가대표팀 감독의 기대를 부풀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은 한밭벌에 불붙은 축구 열풍이다. 지난 수원 삼성 경기에는 팀 창단 후 최다인 3만 4720명의 관중이 입장해 대전에 불고 있는 축구 태풍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 갑자기 웬 판타지 소설인가 하겠지만, 이는 2003년 5월 6일자 문화일보 기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그렇다. 자줏빛 군단의 골잡이, 축구특별시의 에이스 '샤프' 김은중이 11년 만에 돌아왔다.

#2.샤프의 힘=얼마 전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설이 대한민국을 술렁이게 했다. 비록 현실화 되진 않았지만, 이 술렁임은 홍명보호의 경험 부족과 맞닿아 있다. 대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강등의 아픔을 맛본 대전은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활력은 '업'됐을지 몰라도 경력은 '다운'됐다. 축구특별시의 부활을 위해서는 이 악물고 뛰는 투지와 패기도 필요하지만 경기를 이기는 법을 아는 경험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김은중의 복귀는 천군만마고 화룡점정이다. 그는 1997년 대전의 창단 멤버로 프로에 데뷔한 후 17시즌 동안 427경기에 나와 120골 55도움을 기록했다. 김은중이 기록한 175개의 공격포인트는 이동국(전북·154골 55도움)에 이어 2위다.

2004년 당시 최고액인 10억원의 이적료에 서울로 떠난 김은중은 2010년에는 제주의 준우승을 이끌며 안정환(199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비우승팀 선수로서 MVP를 차지한다. 또한 제주 소속이던 2011년 9월 10일 울산전서 역대 네 번째 50골-50도움 클럽에 가입했으며, 2012년에는 강원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다. 특히 제주와 강원에서의 김은중은 골잡이가 아닌 캡틴으로 빛났다. 그는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수비 부담을 덜어줬고, 부상을 두려워 않는 투지로 동료들의 전투력을 향상시켰다.

#3.나비효과='코리안특급' 박찬호는 2012년 국내 무대로 복귀하며 '특급' 파장을 불러왔다. 그의 일구 일구에 미디어는 주목했고 사람들의 발길은 야구장으로 몰렸다. 그는 말 그대로 한화 이글스의 '히트상품'이었다. 물론 김은중과 박찬호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동국의 '영혼의 투톱', 왼쪽 눈 실명, 무릎 십자인대 파열, 이적, 해외진출, 부활 등 김은중의 스토리도 박찬호 못지않다. 김은중은 창단 18년을 맞은 대전에서 등번호 18번을 달고 18번째 시즌을 치른다.

1998 아시아청소년축구 일본과의 결승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그 때처럼, 고종수-안정환-이동국 등과 K리그 전성시대를 이끌던 그 때처럼, 2001년 포항과의 FA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그 때처럼, '돌아온 에이스'의 날갯짓이 대전발 축구 태풍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노진호 기자 windlak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