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에서 시작 증평으로 불똥
경감 지구대장 경정급 격상요구
더부살이 치안 서비스 ‘못참아’

총경보다 아래인 경정 경찰서장과 경감 지구대장이 군 단위 지역의 치안을 책임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의외로 거세다.

현재 경정급 경찰서장은 보은지역 치안을 맡고 있고, 경감급 지구대장은 증평군의 실질적인 '경찰서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증평군의 경우엔 경정급보다도 한단계 아래 계급인 '경감급' 지구대장이 지역 치안을 책임지고 있어 소외감은 더 하다. 주민들 사이에선 지구대장을 경감급이 아닌 경정급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증평군은 2003년 괴산군 증평읍에서 분리돼 군으로 승격됐지만 지역 치안은 여전히 괴산경찰서에서 맡고 있다. 괴산서는 증평지역의 강력범죄 수사, 정보파트는 물론 교통사고 등 각종 경찰 관련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증평주민들은 승용차로 20분 넘게 걸리는 괴산경찰서까지 가 각종 민원을 봐야 하고, 때론 경찰서가 없는 것에 대한 설움을 맛 봐야 했다. 이럴 때마다 괴산경찰서는 강력범죄 수사파트를 증평지구대로 파견하거나 2010년 11월엔 고소, 고발, 지능경제 등의 경찰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면서 증평군민들을 달랬다.

그러나 최근 보은에서 보은경찰서 경정급 서장 논란이 일면서 불똥이 증평으로 튀었다. 그동안 참았던 '더부살이 치안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터진 것이다.

실제 증평군과 보은군의 범죄 발생은 비슷하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절도범죄 발생 건수는 증평 136건, 보은 138건으로 거의 같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증평 인구는 3만 4546명, 보은 인구는 3만 4318명으로 증평이 228명 더 많다.

증평군의 한 사회단체 회원은 "경찰서도 없이 지구대가 증평지역의 치안을 맡아오고 있는데 지구대장(경감)의 계급을 한 단계(경정) 높여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증평군의 한 관계자도 "경찰서뿐만 아니라 교육지원청 등도 같은 상황이어서 주민들의 소외감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근 단행된 인사에서 경정급이 보은경찰서장으로 임명된 보은지역 주민들도 불만은 마찬가지다.

보은군의 한 관계자는 "경찰서장은 총경급으로 보임하는데 인구가 적다고 보은만 경정을 경찰서장으로 발령 낸 것에 대해 주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충북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경찰서장급은 경찰청장 인사 권한이어서 지방청으로선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증평지구대장 문제 역시 쉽지 만은 않다"고 말했다.

손근선 기자 kk55s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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