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수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30년만에 돌아온 고향… 책임감 느껴
지역본부 최초 국외전문가 공동연구
기술사업 관련 정책대안 마련 심혈
대전·충남 산업적 이점 살려나가야
경제는 심리…집안의 동전사

▲ 장광수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이 새해 역점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수년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새해 지역경제 화두 역시 경제 살리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다행히 대전·충남지역은 다른 경제권역에 비해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충남 북부를 중심으로 대기업과 수출 등 특정 부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 경제 현안 조사와 연구활동 등에 있어 지역 금융권 최선봉에 서 있는 장광수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을 만나 새해 역점사항 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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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하는 일은.

“한국은행 하면 먼저 돈, 즉 화폐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화폐를 시중에 공급하고 일부는 회수한 후 파손되거나 더러워진 것은 폐기하고 하고 있는데 이러한 화폐수급업무가 한국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국은행이 무한정 화폐를 공급하는게 아니라 우리 경제에 필요한 양만큼 공급하고 있다. 매달 한국은행 총재를 포함한 7인으로 구성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중 금리의 기본이 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

또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서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분석도 해 문제 발생시에는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다. 정부의 은행 역할도 수행한다. 정부에 세금으로 들어오고 정부활동을 위해 나가는 자금인 국고금을 관리하고 있는데 국고금이 부족하면 정부에 빌려주기도 한다.

은행의 은행 역할도 하는데 금융기관을 상대로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고 금융기관간 자금결제가 잘 이뤄지도록 금융망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IMF, BIS 등 국제금융기구가 개최하는 각종 회의에 참석해 주요 정책현안에 우리나라의 입장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유사시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교류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취임 1년이 지났다. 소회는.

“30여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가끔 내려오긴 했지만 대전에서의 근무는 처음이다. 특히 지역대학 출신으로는 최초로 본부장에 취임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취임 이후 지역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경제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연구와 지자체 등과의 공동세미나 등을 통해 제시된 제안들이 관련 기관에서 정책에 반영되는 사례가 늘어났으며 행내에서는 지역전문가와의 공동연구 보고서가 우수논고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대전시, 충남도 등 지자체와 신용보증기금과의 MOU 체결 등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지원을 강화한 공로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았고 행내에서도 총재님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지난 1년간 어떠한 일들을 했나.

“우선 객원연구원제도를 도입하고 국외전문가와 공동연구를 행내 지역본부 가운데 최초로 실시하는 등 지역경제 현안에 대한 조사·연구활동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대전의 과학기술 혁신생태계 육성방안 등 16건의 조사연구를 추진했고 지자체, 충남대 등과 4건의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자문교수 간담회와 대전충남지역 경제포럼 개최, 대전발전연구원과의 연구교류 MOU 체결 등 지역경제 전문가와의 교류 활성화에도 노력했다. 조사연구 내용을 지역민에게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기자설명회도 상설화했다.

지난해 8월에는 권역별 지역경기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일명 골든북이 새롭게 발간됐는데 CEO 경제동향간담회 개최 회수를 늘리고 산업 및 수요부문별 담당제와 모니터링 총괄책임자 지정제를 도입해 운용하는 등 관할 지역의 경제상황을 충실히 전달하기 위해 힘써왔다. 대전시, 자원봉사연합회와 노블레스 오블리주 협약을 체결하고 불우이웃돕기 행사도 수시 실시하는 등 사회봉사활동도 꾸준히 전개했다.”

-새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일은.

“창조경제의 기치를 내걸고 새정부가 들어선지도 1년이 돼 가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해에는 과학비즈니스벨트가 본격 조성되기 때문에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전 및 인근지역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기술사업화와 관련된 조사연구를 강화하고 관련 세미나도 개최하는 등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정책대안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또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이 밀집해 있는 관할 지역에서 기술형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최대한 활용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금융지원 박람회 개최와 같은 다양한 방안도 강구해 나가겠다.

아울러 지역 경제흐름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가 하루빨리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충청지방통계청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기초통계를 개발하는 한편 모니터링 방법도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또 화폐정화나 위폐방지 활동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현장방문 캠페인 이외에도 지자체나 대중교통 홍보매체 등을 활용해 깨끗한 돈의 유통과 위조지폐 근절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다.”

-요즘 지역 경제 살리기가 화두다. 대전충남지역 경제가 나가야 할 방향은.

“경제 살리기는 대전충남지역만의 화두는 아닌 것 같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지역이 영남권이나 호남권 등 다른 경제권역에 비해 경기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역내 성장이 충남북부지역을 중심으로 대기업 및 수출 등 특정 부문이 주도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이 충분치 않은 데다 소득의 지역내 환류도 미흡해 일반 지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최근의 경기회복 정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 노력과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하겠다.

또 중장기적인 성장기반 확충 차원에서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전 및 인근 지역이 명실상부한 창조경제 전진기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충남의 대기업과 대전의 기술형창업기업들이 상호 융합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해서 우리 지역의 산업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나가야 하겠다.

지역별로는 대전지역의 경우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제조업 기반도 확충해야 하겠고 충남은 북부와 남부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내포신도시를 성장거점으로서 육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세종시가 충청권 경제권역으로서 상생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강구돼야 하겠다.”

-올해 대전·충남지역의 경제 전망은 어떤가.

“그동안 발표된 지역 경제지표와 저희 본부의 모니터링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최근 대전충남지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생산측면에서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우리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 생산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요측면에서도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소비와 투자도 미약하나마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전충남지역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대외여건 호전의 긍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세종시 및 내포신도시 건설, 당진지역 발전시설 확충 등과 같은 대규모 개발정책도 지역경제 회복모멘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올해 우리 지역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국내 경기가 더 나아질 것으로 대부분 예상하고 있는 만큼 너무 웅크린 자세로 생활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경제는 심리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시기가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본부도 지역경제 흐름을 신속히 파악하고 지역현안에 대한 조사연구를 강화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우리 지역 경제가 하루빨리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데 도움을 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이번 기회에 지역민에게 특별히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돈을 항상 소중히 다뤄 주시고 집에 모아둔 동전을 적극 사용해 주셨으면 한다. 지폐와 동전을 제작하는데 매년 2000억원 가까이 소요되고 있는데 이처럼 많은 비용은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새해엔 지역민 모두가 지난해보다 더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장광수 본부장은...

△1959년 5월 17일 대전 生

△대전고, 충남대 회계학과, 아이오와주립대학교(IowaStateUniv.) 경제학 석사

△1985년 3월 한국은행 입행 조사 제1부, 제2부, 수원본부 조사역

△금융경제연구소, 대구본부 과장

△조사국(동향분석팀, 경제예측팀, 국제무역팀), 동경사무소 차장

△조사국 해외조사실 종합분석팀장, 국제무역팀장, 동향분석팀장

△조사국 부국장

△2013년 1월 10일~현재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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