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非토박이 출신… 노영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동화 대표)]
울산 출신이라 들었다 - 부산서 육가공 납품하며 자연스레 청주와 인연
1990년 1월 ㈜동화 세워 연 500억 매출기업 성장

지난 3월19일 청주상공회의소 설립(1919년) 이후 94년 만에 처음으로 울산 출신의 노영수(67·㈜동화 대표) 회장이 취임했다. 충북 경제단체의 맏형 격인 청주상의는 그동안 지역출신 기업인의 몫이었기 때문에 외지 출신인 그에게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더욱이 청주상의는 당시 전임회장이 내부혁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가 내·외부의 조직적 반대에 부딪쳐 물러난 상태여서 조직안정과 신뢰회복이란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노 회장은 이같은 우려와는 달리 취임후 조직개편을 과감히 단행하고 신뢰를 회복하면서 반년 만에 청주상의를 빠르게 안정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청주상의가 그동안 골목상권을 살리거나 지역복지 문제에 치중하던 것을 제조업 중심의 성장에 기반을 두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역할과 기대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담=경철수 차장(충북본사 경제부)

▲ 노영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이 각종 규제완화 등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 출신이 충북 청주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나?

“고향은 울산이지만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1970년 ㈜농심에 공채 1기로 입사하면서 18년 동안 식품회사에 몸을 담게 됐다.

뜻한 바가 있어 1980년대 후반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부산에 육가공업체를 설립, 경영인의 길을 걷게 됐다.

당시 청주산업단지내 ㈜롯데햄에 납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주를 찾게 됐고 협력업체로서 보다 유기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1990년 1월15일 청주에 ㈜동화라는 회사를 세웠다.

동화는 130여명의 상시 근로자가 근무하면서 연간 5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기업이다.

청주산단에 본사를 두고 괴산공장에 식품과학연구소를 설립, 창업이래 ㈜롯데햄과 롯데백화점, 호텔신라, 에버랜드, 농협목우촌, 수원축협 등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20여년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기업경영의 원칙이 있다면…

“식품회사를 운영하다보니 무엇보다 위생문제에 대해 철저히 하고 있다. 식품회사는 제품이 출고되는 시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잘 먹고 소화시킬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그래서 3도(道)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최고의 위생, 최고의 품질, 최고의 정성이란 3도 경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거래업체로부터 신뢰를 쌓았고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덕분에 괴산 청안에 식품과학연구소를 설립하고 생산공장을 확충해 ‘자연도시’라는 독자브랜드로 제품판매까지 할 수 있었다. 자연도시는 냉동식품에 유산균을 넣어 고열에도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특허를 세계 최초로 보유한 제품이다.”

-충북 경제계의 힘이 비제조업에서 제조업 분야로 쏠리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청주상의 역대 회장단이 물류, 운송, 주조, 금융 등 비제조업 분야가 주를 이루다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청주상의 집행부 회장단이 청주산단과 오창산단, 오송산단 관계자들로 주축을 이루다 보니 제조업 중심으로 보인것 같다.

나는 2003년 청주상의 제18대 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4선 의원으로 20대와 21대 부회장을 지냈다. 청주상의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지금은 활동을 안하고 있지만 청주산단 부이사장도 지낸 바 있다. 이처럼 기존에도 제조업 분야 경영자들은 청주상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 왔고 지역경제 발전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 왔다.”

-청주상의가 조직개편을 통해 빠르게 정상화 되고 있다는 평인데.

“청주상의 조직은 과거 2부 2센터에서 3부 1센터로 개편되면서 전문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강화시켰다. 예전에 관리부와 사업부, 경제연구센터와 충북지식센터로 구분되던 각 부서를 회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관리부에 있던 회원부를 별도의 부서로 분리시켰다.

이는 인력 수급불균형으로 구직난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들을 위해 맞춤형(매칭) 일자리 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특허청 지원 사업 중 하나인 충북지식재산센터의 소관업무를 단일업무로 독립시킨데 따른 것도 있다. 2부장 2센터장(차장) 체제에서 3부장 1센터장 체제를 구축하면서 책임과 권한을 강화시켰다.

이번 개편을 통해 비교적 소극적인 업무관행에서 벗어나 지역개발 및 기업애로 발굴, 산학협력, 각종 조사사업 등 지역경제발전과 회원사의 성장을 위한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또 이 같은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주 4회 이상 상시 출근해 결재하고 임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각종 행사 참석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회원사들의 기업애로를 위해 할 말이 있다면…

“내년 7월이면 통합청주시가 출범을 한다. 기업 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인력은 농촌이나 산촌 오지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도심 속에 있다. 앞으로는 기업들이 원활한 인력수급을 하고 도심근교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완화시켜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테크노폴리스도 자금문제가 해결돼 잘 추진돼야 할 것이다. 농촌은 고령화가 빨라 이 같은 인력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이런 의미에서 청주상의도 앞으로 산·학연 맞춤형 일자리 지원 사업에도 더욱 신경을 쓸 것이다.”

-향토 기업인에 대한 견해는?

“과거 농업기반 사회에서는 지역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인재 육성 등 지역간 경쟁을 통해 뭔가 보이지 않는 성과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산업기반 사회로 전환되면서 향토기업이란 의미를 달리 해석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얼마만큼 지역에 기반을 두고 기여를 하느냐가 이제 향토기업의 잣대가 돼야 할 것이다.

충북경제 성장의 두 축이 되고 있는 LG그룹 계열사나 SK하이닉스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다년간 충북에 생산 공장을 두고 지역 일자리 창출과 각종 사회공헌사업을 벌이며 향토기업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나친 지역성(지역색)은 이 같은 기업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각종 기업들을 충북에 얼마만큼 많이 유치해 각종 민간투자를 활성화 시켜 충북 경제성장을 이끌어 낼 것이냐 하는 것이다.”

노영수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프로필
△울산 출생 △부산 동아대 졸업 △㈜농심 공채 1기 18년 재직 △1990년 1월 15일 청주산단내 ㈜동화 설립 △1998년 ㈜신동화축산 설립 △2003년 2월 제18대 청주상의 의원 활동 참여 △2006년 청주상의 제19대 상임의원과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부이사장 △2006년 청주지법 민사 및 가사 조정위원 △2009년 청주상의 제20대 부회장 △2012년 청주상의 제21대 부회장 △2013년 3월19일 청주상의 제21대 회장

글·사진=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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