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은 국민건강·삶의 질 높이기 위한 사회안전망 핵심 역할
보장성 80%까지 높이고 빅데이터 활용 맞춤형 건강서비스 제공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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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하고 건강한 웃음을 뽐내는 김필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은 본인을 ‘박지성’이라고 했다. 조기축구회 4개팀에 가입해 공수를 오가며 쉴 새 없이 활약하는 모습에 팀원들이 마치 박지성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생긴 별명이란다.

스스로도 중앙선을 중심으로 축구장의 중원을 지키는 박지성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축구광’의 면모를 보인 김 본부장은 업무에 있어서도 국토의 중심부인 대전을 무대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다. 행복’을 건강의 1순위로 꼽으며 ‘직원이 행복해야 대전시민이 행복하다’며 아버지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김 본부장을 만나봤다.


-취임 10개월을 맞았다. 대전 생활은 처음인가.

“고향은 충남 아산인데 잠깐씩 대전에 들른 적은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생활을 한 건 처음이다. 집이 서울에 있어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는데 대전에 정감이 참 많이 간다. 아직 대전에 온 지 10개월 밖에 안됐는데 혹시 이 곳을 떠나야 할 때 과연 쉽게 발이 떨어질 지 지금부터 걱정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도시다.”

-대전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마음을 사로잡았나.

“대전은 물가도 저렴하고, 문화행사도 많고,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람 살기에 정말 쾌적한 도시다. 자주 다니는 계족산이나 계룡산, 대전은 아니지만 인근의 장용산 등 갈 곳과 먹을거리가 많아 생활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대전은 생산과 소비가 적정히 맞물려 자족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췄다고 생각한다. 아예 눌러 살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한다.(웃음)”

-대전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어디인가.

“단연 계족산을 꼽을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계족산 숲속 음악회를 구경갔는데 분위기나 시민 참여도가 정말 대단했다. 그래서 우리 공단에서도 26일 그곳에서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오전에는 부스를 만들어 지역민 건강 체크도 해 드리고, 오후에는 음악회를 열어 시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많은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업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국민건강을 위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4대보험 징수업무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국민 건강과 관련해 질병, 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은 물론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한 보험급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일상 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신체활동과 가사활동을 지원하는 등 요양급여도 책임지고 있다. 결국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세계적 수준으로 알고 있다. 건강보험법을 둘러싼 미국 내 갈등을 보니 우리 건강보험제도가 어떻게 정착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건강보험제도의 도입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건강보험(의료보험)과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1883년 독일의 비스마르크 수상이 최초로 실시했다. 우리는 이 시스템을 근간으로 해 1963년에 의료보험법을 제정했고, 14년 후인 1977년 최초로 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됐다.

처음엔 500인 이상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적용됐으며, 12년 후인 19 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전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독일 127년, 일본 36년보다 월등히 빠른 것이다.”

-전 국민 건강보험 도입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가.

“첫째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다 보니 저부담-저급여로 출발할 수밖에 없었고, 둘째 급여와 비급여진료가 혼합된 혼합급여 구조가 일반화됐다는 점, 마지막으로 치료 위주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이 문제라 할 수 있다.

도입 당시에는 시의에 맞고 다소 부득이한 상황이기도 했으나, 1977년 제도 시행 후 36년 동안 그 골격이 변하지 않아 현재의 사회 구조와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성은 63%로 선진국에 비해 다소 미흡하고 보험료 부담 방식에 있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비급여 진료의 증가로 국민 의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치료 위주로 제도가 운영되다 보니 국민의 사전 건강관리가 미흡한 측면도 있다.”

-그 밖에 다른 문제점이나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구조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작년 출산율은 1.3으로 OECD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978년 10%에 불과했던 노령화지수가 2011년 73%까지 급증했고, 2026년에는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반면 의료비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질병 유형이 만성질환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 10년 전에는 진료비 전체의 25% 가량이던 비율이 현재 35%로 높아진 상태다. 만성질환은 한 번 걸리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보는데 개선책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선진국 수준인 80%까지는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출구조를 합리화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선 보험료 부담과 급여혜택의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 보험료 부과체계를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하는 한편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등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현재 일상화된 건강보험 적용-비적용 혼합진료 체제도 예외화하고, 건강보험 적용 대상을 늘려야 한다. 각 업무 프로세스에서 재정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 효율을 높여야 함은 물론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 시스템을 현재의 치료 위주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선진형 패러다임으로 재정비하는 일이다. 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면 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단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공단은 위에 언급한 위협 요인에 전사(全社)적으로 대처하고, ‘의료비 걱정 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를 만들기 위해 2017년까지 건강보험 보장성을 80%로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작년 8월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을 마련해 국민·정부·국회·언론 등에 공표한 바 있다.

이 개선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해 1월 ‘국민건강보험공단쇄신위원회’를 발족했고, 경영진과 직원, 노동조합 및 외부 전문가 등 199명이 95차례의 논의와 32차례의 실적 보고회를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주요 내용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을 비롯해 소득 중심의 보험료 부과체계 단일화 방안, 치료 위주에서 예방·검진·건강증진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및 평생 맞춤형 통합 건강서비스 제공 방안, 효율적 지출관리를 위한 급여결정 구조 정립 방안, 그리고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보완 및 개선 등이다.”

-이처럼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면 본부장 스스로의 건강도 챙겨야겠다.

“그렇다. 사실 내가 ‘축구광’이다. 축구로 건강관리를 한다. 20대, 30대 못지 않게 뛰어다니고 있다. 현재 조기축구회 4개 팀에 소속돼 있다. 포지션은 잘하는 팀 만나면 후방으로 처지고, 약한 팀 만나면 공격수로 나서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팀원들이 ‘박지성’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박지성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 축구장에서도 중원을 지키고 있고, 국민 건강 지킴이로도 대전이라는 중원을 지키고 있지 않은가.(웃음)”

-본부장으로서 임기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소망이라기보다 취임 전부터 늘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말이 있다. 바로 직원이 행복해야 조직이 행복하고, 조직이 행복하면 국민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충청권에는 1247명의 직원이 지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 직원들이 개개인에 대한 서비스를 잘 해드려야 지역민의 건강수준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에 직원의 행복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최대 목표라면 대전권 시민들이 타지역 국민보다 더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웃으며)다른 지역 가면 그 지역을 위해 이런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독자 및 충청지역민에게 한 말씀.

-공단은 국민의 건강수준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건강보험제도가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지속가능한 제도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현재 스스로에게 점수를 매기자면 한 85점 정도 되는 것 같은데 90점 이상을 줄 수 있도록 더 노력해 나가겠다. 충청투데이 독자 여러분들도 우리 공단에 많은 애정과 관심, 그리고 성원 부탁드린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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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권 본부장 프로필

△1957년 충남 아산 △천안고, 서울대 졸업 △1987년 아산시 의료보험조합 총무과장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광명지사 행정지원부장 △200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감사실 감사2부장 △200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강서지사 징수부장 △2005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자격징수실 자격부장 △200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 경북북부지사장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자격징수실장 △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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