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보도]하나된 충청… 민생도 살펴야
향우회 20여억원 쾌척 불구 道·지자체 예산편성 소극적
4개 시·도 십시일반 뜻 모아 지역학생 주거난 해결 필요

충청권행정협의회를 중심으로 충청권 4개 시·도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손톱 밑 가시'로 재경(在京) 충청학사(學舍) 설립이 손꼽히고 있다.

재경 기숙사 건립은 전국 지자체가 과거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사안으로, 서울 등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의 인재들에게 저렴한 양질의 숙소를 제공,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업이다.

16일 안전행정부, 17개 시·도 등에 따르면 현재 각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재경학사는 △강원학사(강원)△경기장학관(경기)△남도학숙(광주·전남)△전북장학숙(전북)△탐라영재관(제주) 등이다.

영남권의 경우 영천·영덕·영양·군위 등 기초자치단체까지 재경학사를 설립, 운영하고 있으며, 경주·구미·상주 등 현재 건립을 추진 중인 곳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충청권에서는 충북도가 1991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설립한 충북학사가 356명의 충북 출신 대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가 공동으로 범(汎)충청권 출신 학생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재경 충청학사를 건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출신 대학생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충청학사 건립의 필요성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으며, 이따금씩 지역 향우회를 중심으로 추진 움직임이 보이기도 했지만 현재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충청향우회는 지난해 6월 재경 충청학사 건립을 위해 향우회 차원에서 20여억원의 기금을 모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충남도에 밝힌 바 있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지원을 위한 예산편성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향우회 관계자는 "지난해 상황에서 진전된 것은 없다. 충남도에서 (건립 관련)계획이 없는 상황이라 향우회나 장학재단 차원에서 추진하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부지매입비나 건설비 등 500여억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이 쉬운 건 아니지만 대전이나 세종·충북 등 지자체(충청권행정협의회에서)가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건립이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시민회 관계자도 "지역 출신 수도권 대학생들의 주거난 해결을 위해선 대전학사 건립이 필요하다"며 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아직까지 재경학사 건립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충청권 출향 명사 모임인 ‘백소회' 임덕규 총무는 "지역 인재 양성 차원에서 재경학사 건립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향우회를 비롯한 지역 인사들과 함께 (지자체 주도의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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