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 재직하며 충남도정 참여… 과학벨트 등 사안마다 큰 인연
내포 정주여건 위해 기업유치 필요 인근지역 상생방안 마련할 것

▲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이 환황해권 시대를 개척하는 충발연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발전연구원 제공

박근혜 정부 들어 수도권에 초점이 맞춰진 정책과 복지 확대가 맞물리면서 지방발전이 더디게 진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우려는 세계적 경제위기와 맞물리면서 빠르게 진행되고, 일부 SOC 정책은 방향과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정부의 지방 후퇴 정책이 지방인 충남도에 독이 될 수밖에 없는 경우다.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은 최근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지역의 산업경제와 관광,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곧바로 접목할 수 있는 정책 방향과 대안 제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청투데이는 충남의 싱크탱크 충남발전연구원 강현수 원장을 만나 신도시·서해안 발전 방향과 내년도 역점사업 등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이종원 충남본부 국장


-취임 소감과 각오는

“그동안 중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충남발전연구원이 충남의 싱크탱크로 성장 발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다행히 제가 그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왔던 주제와 가치들이 현재 안희정 지사가 이끄는 민선 5기 충남도정의 방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민선 5기 도정이 주력하는 ‘행복한 변화와 새로운 충남’을 선도하고 뒷받침하는 충남발전연구원이 되도록 연구원 가족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충발연은 도 최고의 정책연구기관으로서 그 존재 이유이자 핵심 역할은 충남 도민의 행복한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는 저에게 주어진 임기 동안 연구 수요자인 도민, 도의회, 도 및 시·군과의 긴밀한 소통, 현장 지향적인 연구, 충남 내부는 물론 국내외의 여러 기관 및 조직과 연구 협력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충남 도정에 활용될 수 있는 좋은 연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데 온 힘을 다 하겠다.”

-충남도와 인연이 깊은데

“충남도 내 대학에서 오래 재직했고, 전공이 지역개발 및 지방행정 분야다 보니 도와 이런저런 인연이 깊다. 세종시 건설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또 수도권 규제나 국토균형발전과 관련된 여러 사안에서 충남도청과 함께 일했던 경험들이 있다. 민선 5기에 들어와서는 도 정책자문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도정을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도는 산과 들과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 빛나는 역사와 문화, 첨단 산업과 전통 산업,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고 있다. 지리적, 역사적·문화적, 정치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다. 도가 처한 문제는 곧 우리나라의 문제이며, 당면 문제의 해결은 곧 우리나라 당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한다.

충발연 원장으로서 도민의 삶의 현장에 대한 현장 지향적 연구를 통해 도민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연구들을 가능한 많이 만들어 내도록 노력하겠다.

-충발연이 바라보는 3농혁신은

“3농혁신 정책은 말 그대로 농어업, 농어촌, 농어업인을 위한 정책이다. 현재 도는 친환경농업,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과 유통구조 개선, 농어촌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리더 육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3농혁신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민선 5기 도정의 최우선 시책으로 3농혁신을 추진할 때 개인적인 심정으로 말리고 싶었다. 농어업이라는 것이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산업이기 때문이다. 농어촌에는 젊은 사람들은 다 나가고 노인들만 남아있지 않는가. 게다가 FTA와 개방화에 따라 수입 농·축·수산물이 범람하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광역단체장이란 4년 임기 동안 성과를 통해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거나,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지역발전의 구체적 성과가 금방 나타나지만, 농어업 분야는 그렇지 못한 영역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성과를 내기가 가장 어려운 영역에 도전하는 안희정 지사를 보면서 진정성과 패기를 느꼈다.”

-내포신도시는 어떤 도시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신도시는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이 계획들을 잘 지켜나간다면 좋은 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신도시를 자꾸 세종시와 비교하면서 세종시를 모방하려고 하는 것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목표인구 10만명으로 도 단위 행정기관이 모여있는 신도시는, 목표 인구 50만명에 중앙행정기관이 모여있는 세종시와는 도시 규모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세종시와는 다른 모델, 내포 신도시만의 독창적인 도시 모델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 농업, 공유 경제, 저탄소 도시, 보행 중심 도시 등 새로운 실험을 통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창조 도시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신도시와 주변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은

“우선 가장 좁은 범위에서는 내포 신도시 자체가 가능한 한 빨리 정주 여건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공무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다. 도청과 도 산하기관만으로는 최소한 도시 규모를 유지할 수 없다.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민간 기관 및 기업 유치가 필요하다.

또 신도시와 인근 지역 간 상생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내포 신도시 건설 초기에는 홍성과 예산 지역의 인구와 자본이 내포 신도시 쪽으로 유출되는 역류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신도시와 홍성·예산의 기존 지역이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과 사업이 필요하다.”

-내년도 주요 연구과제 및 역점사업은

“민선 5기 충남도정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새로 출범할 민선 6기 도정을 준비하는 연구 과제들이 주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그동안 우리 연구원이 주력해 왔던 행복 충남, 3농 혁신, 사회적 경제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는 동시에 도청 내포 이전의 의미를 살리고 환황해권 시대를 열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서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화력발전소와 송전탑으로 지역민의 피해를 줄이고, 적절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에 관심이 많다.”

-서해안 발전을 위한 올바른 방향은

“환황해권 비전의 핵심은 서해안을 대 중국 교역의 전진기지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것이다. 산업단지 조성과 화력발전소 건설, 간척 사업 등으로 인해 갈수록 훼손되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전해 개발과 보전의 지속 가능한 조화를 이루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환경은 한번 훼손되면 다시 되살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 중요한 핵심 추진 사업으로는 중국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도 항만 개발 및 항로 개설, 항만과 내륙을 잇는 연계 교통망 확충 및 연계 사업 발굴을 통해 서해안의 발전 잠재력을 충남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다. 우리 연구원에서도 충남의 환황해권 비전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구 지원을 할 것이다.”

-충남 발전을 위한 비전이 있다면

“도는 지역 내 총생산이나 수출액 등 양적 경제 지표에서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지만, 도민이 체감하는 실질 소득수준이나 생활환경은 이런 양적 지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 입지한 몇몇 대기업과 대공장들이 양적 경제 지표를 올리는데 크게 이바지했지만, 문제는 이들 대기업과 대공장에서 생산된 소득이나 부가가치가 지역 내에서 소득이나 소비로 선순환되지 못하고 외부로 많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내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 구축, 교육 문화 여가를 포함한 종합적 정주환경과 삶의 질 개선이 도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이다. 최근 충발연이 연구하고 있는 3농혁신이나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행복 연구들도 도의 내발적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핵심 과제와 관련돼 있다.”

-끝으로 직원과 도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충발연은 도 최고의 정책연구 기관이다. 충발연이 본연의 기능인 좋은 연구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의 성과가 캐비넷 속에서 사장되지 않고 실제 도정에서 제대로 활용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 기획 단계는 물론 연구 진행 과정에서 도 및 도의회, 시·군들과 좀 더 많은 협의와 소통을 하도록 하겠다. 도민과 온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통의 길을 열어보겠다. 유능하고 성실한 연구원 구성원이 앞으로도 계속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저의 역할이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정리=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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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은…
△1964년 2월23일 강원도 강릉 출생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 행정학 박사 △중부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국토연구원 위촉연구위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객원연구원 겸 포스트-닥 프로그램 △미국 MIT 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공간환경학회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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