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초대석-전의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
“임기 내 ICT 지원 전담 진흥원 만들어
다양한 중앙부처 국책사업 확보 노력
대전, 3군본부·ADD 등 안보인프라 풍부
창조국방 전진도시 육성에 매진하겠다”

▲ 전의진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이 국방·방위산업과 지능형로봇산업 활성화를 통해 대전형 창조경제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전의진 신임 대전테크노파크(이하 대전TP) 원장은 자신감에 찬 어조로 대전TP의 나아갈 방향을 설명했다.

연구원 출신이라면 연상되는 ‘나긋나긋하고 섬세함’과는 거리가 먼 ‘활기차고 강단 있는’ 목소리로 전 원장은 앞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의 독립화 △국방과학연구소와의 국방·방위사업 연계협력 강화 △로봇센터 활성화 등을 목표로 대전TP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취임 후 조직의 업무파악과 함께 전국 TP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전 원장은 정부부처와 기업, 연구원과의 ‘낯을 가리지 않는’ 교류와 협력을 진행해 나갈 것임을 거듭 강조했다.

대담=박신용 사회부장(부국장)

-나이에 비해 매우 젊어보이고, 어조도 정열적이다. 비결이 있나.

“TP 원장 면접을 볼 때 면접위원들이 같은 질문을 하더라. 면접위원들도 제 나이를 보고, 다소(임무 수행에)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듯 했지만 결국 말투나 행동에서 호감을 느낀 것 같다. 세수할 때 비누나 화장품을 안 쓰는 게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람은 결국 돈 때문에 고민하고 늙지 않나. 연구원을 비롯 공무원, 기관장들도 과학자라곤 하지만 사실 월급쟁이다. 저 역시 월급을 받는 입장이긴 하지만 기업 쪽 사람들과 만나 활동적으로 지내다 보니 얼굴에 그런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 같다.

연구원 생활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하다가 공직에 발을 딛게 되면서 일반적인 연구원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면모가 숨어있는지도 모르겠다.”

-취임한지도 한 달이 넘었다. 업무를 개시한 뒤로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우선 업무를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다. TP 내 약 20여개의 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팀장 및 팀원들과 만나 각 팀에 부여한 몇 가지의 숙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대외적인 활동으로는 지난달 26~27일 충청권 TP 원장들과 함께 충청지역평가원 워크숍에 참석해 지역 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앞서 취임 직후에는 무주에서 열린 ‘지역사업 관계자 워크숍’에서 전국 TP 관계자들과 함께 중장기적 정책을 논의하고, 현 TP 조직에 대한 분임토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취임사를 통해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 미래부, 중기청, 특허청 등 다양한 중앙부처의 국책사업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복안이 있는지.

“대전TP는 산업부 관련 사업이 대부분이며, 특허청 관련 사업들도 일부 있다. 그런데 ICT 융합사업의 경우 별도의 법인화가 돼 있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부서로 들어와 있다. 대전은 다른 도시보다 ICT 관련 업체가 훨씬 많고, 마침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지역 출신이라 호기를 맞은 셈이다.

인천의 경우 IT 관련 하드웨어, 모바일, 무선통신, 인터넷 기업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대전엔 인천을 비롯 어떤 지역보다 ICT 관련 업체가 많이 입지해 있다.

이에 따라 취임 직후 염홍철 대전시장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건의했듯이 임기 내에 ICT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지원하는 진흥원을 별도로 만드는 등 ICT 사업의 독립화를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TP에 50억원의 설립기금도 보유한 상황이다.”

-국방·방위산업과 로봇센터 활성화에도 관심을 갖고 특화 육성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

“대전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3군 본부와 군수사령부,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국방·방위산업의 내용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육군항공학교를 방문해 ‘방위산업도 창조경제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한 뒤, 국방과학연구소(AD D)가 급하게 창조국방사업단을 신설했다.

제 생각에 창조국방사업단은 기업들과 함께 움직여야 하지만 ADD 내에는 (기업을 담당하는) 그런 부서가 들어갈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선 기업과 제일 연관성이 높은 우리 대전TP가 창조국방사업 임무에 적격이다. 현재 ADD 민군기술협력진흥센터 사업을 추진할 경우 대전TP와 연계협력을 강화하고, 창조국방사업단 사업 추진 시 공동 참여를 추진하는 등 상호 교류 방안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현재 대전지능로봇산업화센터 건물에 입주한 팀이 단 1곳 뿐이다. 최소한 3팀 정도 유치하고 1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로봇사업 활성화에도 총력을 다할 것이다.”

-전국 18개 TP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대전TP만의 전략이 있다면.

“대전지역의 기술혁신 역량이나 고급 인력, 환경 등은 굉장히 좋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유명한 대전 지역의 유명한 회사를 물어보면 쉽게 답하지 못한다. 대전 대표기업이 없다는 뜻으로 지역기업 측면에서 부족한 셈이다.

충남과 충북TP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사업과 같은 대표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좋은 평가를 얻는데 대전TP는 그게 부족하다. 또 큰 회사도 없을 뿐더러 수출지향적인 회사도 없다. 16개 지자체 중 대전의 수출 비중은 0.7%에 불과하다.

지역기업이 영세한 탓에 육성에 한계가 있다. 중앙정부와 정치권에서 국책사업과 관련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도 많이 약하다. 이 모든 것들이 대전TP의 평가를 나쁘게 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TP원장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약점을 알고 있는 만큼 최대한 극복해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다.”

-연구기관과의 연계협력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점은.

“연구소들은 각종 사업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부 등을 찾아 노력할 뿐 연구·기업지원기관인 대전TP를 자기들의 파트너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창조경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연구소들마다 중소기업지원부서 신설하고, 기업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기업과 매칭하는 건 우리가 전문가 아닌가.

TP는 (창조경제를 담당하는 미래부 소속이 아닌) 산업부 소속이라 제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연구소 실장을 두 번이나 하면서 연구소가 나아갈 방향을 알고 있다. 기업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대전TP를 꼭 참여시켜 달라. 급할 때 도와주고 어려운 과정을 함께 극복하면서 성공했을 때 함께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전의진 대전TP원장 프로필

△서울대학교 공업교육학과 졸업 △독일 하노버대학교대학원 금속공학과 졸업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장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실장 △(재)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재)인천정보산업진흥원 원장 △㈜인천로봇랜드 대표이사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단장 △대전테크노파크 IT융합산업본부장.

정리=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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