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초대석-정성욱·박해상 시도건설협회장이 바라본 건설경기]
“부동산경기 침체·정부 사회간접자본 예산 영향
최저가낙찰제·실적공사비 등 인해 업계 이중고

▲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정성욱 회장이 경기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지역건설업계의 생존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지난 26일 정부가 2014년 예산안을 발표하자 지역 건설업계는 긴 한숨 뿐이다. 무엇보다 기대했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줄어들어 지역 건설업계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처럼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지역 건설업계도 생존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올 하반기 지역 건설업계의 화두는 ‘생존’.

일거리가 없는 탓에 지역 건설업계들은 일제히 일감을 찾아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게 지금의 현실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생존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정성욱 회장과 충남도회·세종시회 박해상 회장을 통해 작금의 건설업계 현실을 비롯해 협회가 추진하는 건설업계 생존의 길을 들어본다.

-건설업계로서는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는데.

△정 회장= “2008년부터 부동산경기침체 및 정부의 SOC 재정축소 등으로 4년째 공공공사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건국 이래 건설업계는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최저가낙찰제도라든가 실행에 못 미치는 실적공사비 적용 등으로 일감마저도 줄은 데다, 공사를 해도 적자시공이 대부분이라 건설업계 전반이 심각한 경영악화로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가 속출하고 지역내 중소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거나 구조조정을 해야되는 등 어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현재로서는 탈출구를 찾기 어렵다.”

△박 회장= “국내 건설산업이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된데다 건설공사 물량은 2007년 이후 계속 줄어 들고 있는 반면, 건설사수는 꾸준히 증가해 종합건설업체만도 1만 1000여개가 등록돼 있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의 전망도 결코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충남, 세종 소재 일반건설업체 735개사 중 1건의 관급공사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44.8%에 달하고 있으며, 수주규모도 70%이상의 업체가 10억원 이하의 수주액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수주를 하더라도 최저가 및 예정가격 인위적 삭감등으로 수익성이 극히 열악한 상황으로, 건설공사 이윤율이 2007년 6.4% 이후 줄곧 하락해 2010년 2.2%, 2011년 1.4%, 2012년 0.5%로 급락한 상태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기 어려운 건설사의 비중이 60%를 웃도는 등 건설업체들이 고사 직전에 처해 있는것이 국내 건설의 현주소다.”

-하반기 지역건설시장을 전망한다면.

△정 회장= “현재 우리나라 건설업계는 최대의 위기 상황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 정부의 복지예산 대폭확대와 SOC 예산을 4년간 11조 6000억원 축소하는 한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민간 공사가 급격히 줄어들고 공공공사 마져 급감하고 있다. 건설시장의 어려움은 올들어 중대형 건설사인 100위권이내 21곳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부실공포에 휩싸여 있다.

대전의 경우만 해도 (6월말 현재) 업체수 206개 대비 상반기 공공공사가 162건이 발주되어 44개업체 21.3%가 공공공사를 단 한건도 수주를 못해 지역 종합건설업체는 심각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SOC투자 및 재정확대를 통한 건설경기 활성화 정책을 펴지 않는다면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지방 중소건설업체의 어려움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 회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2013년 하반기 건설경기 전망’을 보더라도 부동산시장 침체로 민간 건설공사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정부의 공공공사까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올 하반기 건설시장도 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지역건설시장도 여전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시장 개척으로 활로를 찾는 서울·수도권의 대형 건설사와는 달리 지방 건설업체는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 공사와 주택 시장 의존도가 높아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만약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지방 건설업체들의 줄도산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와 걱정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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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건설협회 충남도·세종시회 박해상 회장이 경기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협회의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충청투데이 DB

-협회 차원에서 하반기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정 회장= “대전은 창조경제 전진기지로서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공공 및 민간투자사업인 도시철도 2호선, 과학벨트조성, 기초과학연구원, 충청권광역철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 유니온스퀘어 등의 현안사업의 조속한 추진이 절실하다.

지역중소건설업체의 수주영역이라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도로 상하수도와 도로 방재사업 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소규모 재정사업의 확대도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만들어 가고자 한다.”

△박 회장= “최근 건설시장의 대표적 문제는 건설물량 부족과 야박한 공사비다. 올 하반기에도 지역건설 물량 확대와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생각이다.

우선 건설물량 확대를 위해 도내 대형공사들에 있어 최대한 분할발주를 유도하고 지역제한제도 및 지역의무공공도급제도를 도내 발주관서에서 적극 활용하도록 해 지역업체들이 일정비율이상 시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안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다.

도내 주요 발주관서 기관장들을 일일이 찾아가 업계의 어려움과 지원방안도 요청할것이다. 특히 제값받고 제대로 시공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발주기관에서 예정가격 산정시 적정공사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건의 추진해 나갈 것이다.”

-지역 건설산업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제언을 한다면.

△정 회장= “건설산업은 지역민에 대한 일자리 창출과 실질적인 소득창출 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또한 큰 만큼 정부의 복지정책 방향에 건설경기 활성화를 통한 생산성 있는 건설복지정책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와 정치권의 과감한 결단과 선택이 없이는 현재의 건설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다.

건설경기의 최대관건은 정부 SOC 투자 확대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기반시설등 공공재 건설에 따른 국고지원 등이 우선돼야 하고 제도적으로는 현실단가에 맞지 않는 실적공사비 제도의 보완과 예산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최저가낙찰제는 폐지 또는 대폭 개선해 선진국형 계약제도가 도입, 제값주고 제값받는 건설풍토가 뿌리를 내리도록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박 회장= “정부가 그동안 발표해 온 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은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와 거리가 먼 미봉책에 불과해 지역 중소건설업체는 물량부족에 따른 경영 압박으로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지역중소건설업체의 당면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SOC 예산을 늘려 공공 건설부문의 일감을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가 계속공사 완공을 위주로 예산을 투입하는 방침을 수정해 신규 사업에도 균형적으로 적극 투자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대규모 SOC사업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등에서 추진하는 소규모 도로·상하수도와 도시재생사업, 도로방재 및 정보화 사업등 주민생활과 직결된 '소규모 SOC’ 건설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지역건설업체가 지역에서 시공되는 공사에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제도 개선 역시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할 것이다.”

-끝으로 건설업계와 지역민들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정 회장= “건설산업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성장해온 주거, 공공기반 시설을 구축해 온 중요한 인프라 산업이다. 또 그 어느 산업보다 연관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도가 큰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에 와서 삽질경제, 토목국가니 등등 부정적 시각에서 건설업계를 보는 시각도 그동안 정부의 정책이나 업계의 무리한 경쟁 등으로 인해 빚어진 시행착오적 잘못을 인정한다. 그러나 무조건 마녀사냥식으로 건설업계를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고 본다.

과거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을 반면교사 삼아 국가 백년대계를 만드는 미래 창조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설업계도 사회적 기업이라는 소명의식을 갖고 경영개선과 품질확보, 상생협력에 최선을 다해야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 회장= “우리지역 많은 회원사들이 생존 존립의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이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공사물량 확대 및 수익성 확보등 정부의 특단의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는 동시에 우리 건설업계 스스로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과 시장상황 및 회사실정에 맞는 사업전략 등을 통해 자생력을 키워야 할 때다.

협회에서도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공공건설 지역발주물량 확대와 민간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정책을 이끌어내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 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 건설산업은 그동안 사실, 국민경제에 대한 건설산업의 높은 기여도에 비해 그 위상에 대한 평가는 매우 낮은 편이다.

건설산업이 산업기반시설을 구축하고 국가경제발전에 큰 기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부실공사와 부정부패등 좋지 않은 이미지가 각인돼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건설업계는 투명경영과 내실경영으로 건설산업의 부정적인 이미지 해소를 위해 끊임없는 자정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 지역건설인들이 앞장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대담=최인석 경제부장(부국장)

정리=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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