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추도사

존경하는 故 신정균 교육감님! 참으로 망연하기 그지없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리 평온해 보이셨는데… 유명의 갈림길이 이렇게 덧없을 수가 있습니까? 그리운 故 신정균 교육감님의 영전에 삼가 애도의 뜻을 바칩니다.

세종교육의 터를 다지고 이제 힘찬 도약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뚜벅뚜벅 걸어가시던 발걸음을 멈추시니그저 허망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접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것이 멈춘 것만 같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 북유럽을 함께 순방하면서, 세종교육과 충북교육이 만난 듯 반가워 밤을 지새우지 않으셨습니까? 스마트 교육뿐만 아니라 다양한 선진 세종교육을 꿈꾸시던 교육감님께서 지금도 바로 제 옆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 데 영원한 이별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북유럽 순방이 이렇게 마지막이 될 줄이야 어찌 상상인들 했겠습니까?

러시아의 인텔렉추얼 영재학교를 방문했을 때 그렇게도 관심을 보이시고, 차이코프스키 중앙음악학교에서도 예술교육에 대해 고심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세종과학영재학교, 세종예술고등학교 개교를 준비하시기 위한 초석이었는데, 그 꽃을 피우지도 못하시고 떠나시다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몹쓸 병마와 싸우시면서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 있으셨음에도 그렇게 소년처럼 순수하고 열정에 찬 모습이 아리기만 합니다. 차라리 힘들다고, 나는 너무 아프다고 하시지 그러셨습니까? 세종교육의 산더미 같은 일들, 손잡아 이끌어 주어야 할 사람들,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운 동지들 그대로 다 남겨놓고 혈혈단신 떠나시려니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존경하고 사랑하는 교육감님, 칠흑의 밤을 지나 먼동이 터오듯이, 세종시는 교육감님의 바람대로 그 울력으로 더 찬란한 여명이 투사되리라 믿습니다.

불꽃같았던 열정 이제 그만 거두시고, 무거운 짐 내려놓으십시오. 세종교육에 대한 짐도 훌훌 벗어 놓으시고 편히 잠드소서. 이승과 맺은 모든 인연 벗어 던지시고, 정처 없이 떠가는 구름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편히 가소서. 질곡보다 힘든 이별의 고통, 사무치는 그리움도 사랑도 다 산자의 몫이 오니 가시는 길돌아보지 마시고 가소서. 아, 영령이시여! 여기 호곡하는 세종교육 가족과 더불어 향을 지피며 삼가 명복을 비오니 영원한 생명의 나라 - 천상에서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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