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초대석-강도묵 라이온스356-B지구 총재]
직함이 무려 7~8개라 들었다…
봉사하는 사람들은 사연 있던데…
나중에 꼭 하고 싶은 일 있나…

▲ 쉬는 날 없이 바쁘게 살아온 강도묵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총재는 사회복지시설에서 “노인분들께 식사 대접을 위해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급식 봉사를 하고 나면 행복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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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업가. 왕성한 사회봉사 활동가…. 그가 가지고 있는 직함만 무려 7~8개에 달했다.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2개의 사업체 이외에는 대부분 사회봉사단체였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대전)지구 강도묵 총재의 이야기다. 그의 머릿속에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 se oblige)나 사회 환원 같은 거창한 개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의 말처럼 그저 ‘봉사해본 사람만 아는 행복감’이 좋은 듯 했다. 마치 산악인이 힘들고 고된 산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인터뷰 전에 직함 정리부터 하지요. 굉장히 많아요.

“뭐가 있나요. 전 장(長)자 들어가는 것 좋아하지 않는데…. 라이온스협회(356-B지구) 총재 맡고 있고, 대전·충남 경영자총협회 회장, 평송장학회 회장, 대전경실련 공동대표 정도인데요.” 잠시 말을 끊었던 강 총재는 “교통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장에다가, 대전 국제합창페스티벌 조직위원장도 있네요”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대표 이사에 강의도 하시지 않나요.

“그것도 직함이네요.” 본인도 좀 놀란 듯 겸연쩍게 웃었다. 강 총재는 ㈜경림엔지니어링과 ㈜기산엔지니어링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배재대와 한밭대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그렇게 많은 직함을 다 소화할 수 있나요.

“그냥 바쁘게 사는 거죠. 요즘은 라이온스 일과 대전·충남 경영자총협회, 평송장학회 일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인터뷰 약속이 없었다면, 아마도 다른 사람이나 일이 이 시간을 사용하고 있겠죠.”

-가장 애착이 가는 직함은 무엇이죠?

“평송장학회장입니다.”

-라이온스 총재인데요?

“(장학회 활동을)제일 오래 했잖아요. 한 10년 했어요. 제가 처음으로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한 곳이기도 하고요. 2002년에 15명으로 평송장학회가 출발했어요. 회원 1명이 매달 1만원씩 낸 회비를 모아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공부를 잘한다거나 하는 기준이 아니라 순수하게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고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어요.” 평송장학회 회원은 현재 850명 정도로 늘었고 지금까지 7억 5000여만원을 적립해 6억 1000만원정도를 장학금으로 지출했다고 한다.

-10년이면 장기집권입니다. 회비를 많이 내나 보내요.

“못 빠져 나온 거지요. 이번에도 라이온스 총재 맡으면서 회장직에서 물러나려고 했는데, 이름만 (회장으로) 걸어 놓자고 해서 또 잡혔어요. 평송장학회는 정말 순수한 사람들만 모여있어요. 1만원 내고, 자기 자랑하고 그런 사람은 없어요.”

-원래 집이 부자였나요. 봉사하는 분들은 꼭 사연이 있던데.

“전 충남 공주 정안 출신이에요. 제가 8남 3녀 11번째 막내인데, 아버지는 만 3살 때 돌아가셨지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다 보니 형들과 많이 살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어머니는 고향에 계시고 전 대전으로 전학왔는데, 이 형하고 살다가 형이 군대가면, 저 형하고 살았지요. 또 그 형이 취직해서 다른 곳으로 가면 다른 형하고 살면서 컸어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다보니 제가 그늘이 좀 있었고, 정이 좀 많아진 것 같아요. 아무튼 살아오면서 제가 직책을 하겠다고 손을 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다만 전 일단 직책을 맡으면 최선을 다해 꼭 성공시키려고 합니다.”

-이 정도 사회활동하면 정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법도 합니다.

“자꾸 주위에서 말이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런 인물도 안 되고 전혀 관심도 없어요.” ‘정치도 봉사’라고 우기며 다시 한 번 집요하게 물었다.

“우리 사회 정서상 정치인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아요. 만일 제가 그 쪽(정치)으로 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저 사람)마지막 목적지가 저기에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거에요. 거제도에 계신 지인한테 들은 얘기인데, 그 곳에서 봉사 활동을 많이 하시던 분이 지난 선거에 출마했는데 떨어졌다고 해요. 그런데 그 분은 선거 때는 물론 끝난 후에도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다고 하더군요. 그 사람 목표가 거기였다고…. 전 정치에 관심도 없어요. 비정치성 인사로 남고 싶습니다.”

-우문(愚問)을 던지면 돈을 버는 것과 쓰는 것 중 어느 것이 좋은가요.

“쓰는 게 더 즐겁다.”

-벌어야 쓰지 않나요.

“전 큰 욕심 없어요. 하루에 5끼 먹는 사람은 없잖아요. 제가 도전정신이 부족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어느 정도만 보유하면 된다는 생각이에요. 저희 아이들에게도 기본적인 것만 해주고, 나머지는 사회를 위해 쓰겠다고 말해 놨어요.”

-그래도 힘들게 번 돈을 쓰는 게 아깝지 않나.

“돈 욕심 있으면 봉사 못 해요. 제가 라이온스 총재를 맡으면서 세운 기치가 ‘행복한 봉사’입니다. 얼마 전 서산 바닷가로 봉사활동을 다녀왔어요. 오전에 열 가마니 정도의 쓰레기 줍고 점심 먹고 대전으로 넘어왔는데, 그 날 오후는 그렇게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없어요.

그런데 그런 것을 안 해본 사람은 그런 행복을 못 느껴요. 사진만 찍으려는 봉사, 가식적인 봉사, 보여주는 봉사… 이런 것으로는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말이에요. 자기가 진실성 가지고 봉사하면 말 그대로 행복한 봉사가 됩니다.”

-라이온스협회에 대해 돈 많은 사람들이 하는 단체라는 이미지가 많아요.

“옛날 이야기지요. 예전에는 차 앞에 라이온스 마크를 커다랗게 붙이고 다니면 교통(경찰)도 안 잡았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저희도 알고 보면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차에 밥솥을 싣고 다니면서 노숙자에게 식사 제공하는 분도 있고, 국수를 매일 끓여 어려운 분께 드리는 분도 있어요. (대전 중구) 문화동에 라이온의 집이 있어요.

매주 토요일 마다 회원들이 급식 봉사를 해요. 아침부터 밥을 지어 노인분들께 식사 대접을 하는데, 저도 가끔 가서 식판을 나르기도 하죠. 그런데 봉사 활동하시는 분들은 왜 그 더운 주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식사대접을 할까요. 그 곳에서 행복을 느끼는 겁니다. 그런 (봉사의)행복을 한 번도 느끼지 못한 분들이 불쌍하죠.”

-나중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실 쉬는 날 없이 너무 바쁘게 살아왔어요. 그래서 이제는 집사람에게 60살 정도 되면 가정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어요. 한 4년 남았네요. 저 역시 여행가고 싶고, 여유롭게 집에서 쉬고 싶죠. 60살이 넘으면 최대한 사회와 거리를 좀 두고 살거에요. 20년 가까이 제 나름대로 봉사활동 열심히 했으며 되지 않나 싶어요.”

다른 질문을 하려는 데 강 총재는 ‘하고 싶은 일이 있으냐고 물었죠’라고 끼어들었다. “제가 어린이를 참 좋아해요. 기회가 되면 초등학교 초빙교장 같은 거 해보고 싶어요. 자격은 거의 갖췄어요. 교사자격증 있고, 강의 경력도 7년은 넘어요. 박사학위도 있어요. 이 정도 되면 자격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그게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하던데….”

그의 말처럼 60세가 넘으면 과연 사회봉사 활동에서 은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강 총재 특유의 강한 책임감과 그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60세가 넘은 후에도 그를 다시 봉사활동 현장으로 끌어들이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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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묵 총재 프로필

◆학력 △충남대 농과대 농공학과(현 지역환경토목과) 졸업 △고려대 행정대학원 최고관리자 과정 수료 △배재대 국제통상대학원 졸업(무역학 석사) △배재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경영학 박사).

◆경력 △㈜경림엔지니어링 회장 △㈜기산엔지니어링 대표이사/회장 △배재대·한밭대 겸임교수 △충남대 총동창회 수석부회장 △평송장학회 회장 △대전교통방송 시청자위원회 위원장 △대전·충남 경영자총협회 회장 △대전경실련 공동대표 △대전 국제합창페스티벌 조직위원장 △국제라이온스협회 356-B지구 총재.

◆상훈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대전시장 표창, 충남지도 공로패 △검찰총장 표창, 경찰청장 감사장 △대전개발 대상, 아름다운사람상(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자랑스런 카네기인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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