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원로작가 3인 ‘죽미회’ 전시, 20일까지 중구문화원 화랑서

▲ 기산 정명희 作 사야금강 69잔의 물2.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작가 3인의 미술적 영감을 접할 수 있는 죽미회(竹美會) 전시가 20일까지 대전 중구문화원 화랑에서 열린다. 기산(箕山) 정명희, 득산(得山) 양창제, 오호(五湖) 임양수 작가의 이야기는 1962년 까까머리 고교시절 미술반 활동 때로 돌아간다. 미술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던 이들은 대나무처럼 오랜 우정 변치 말고 아름다움을 창조하자는 의지로 죽미회(竹美會)를 결성하게 된다.

대전지역에 미술대학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이들은 대학진학과 동시에 헤어졌으나 일평생 그림을 떠나지 말 것을 약속하며 어느새 반백년이란 짦지 않은 각고의 세월을 이겨내 왔다. 격변의 시대를 사는 동안 故 김용 작가는 이승을 떠났고, 이영수 작가는 향리를 떠나 외유중이다. 남아있는 정명희, 임양수, 양창제 이 세 작가들은 미술의 원로작가로서 한국 미술계의 큰 족적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전시는 물과 새에 관한 조우가 깊은 정명희 작가의 자신감 넘치는 터치가 순수한 회화의 조형성을 살려내고 있는 느낌을 주며, 불에 의한 다비과정을 거쳐 환치돼 환생하는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양창제 작가의 고풍스러우면서도 안정된 느낌을 전하는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 또 대부분 작품에 상모돌리기가 녹아있어 화면 속 인물들의 결정적인 포인트를 끄집어 내는 임양수 작가의 심상의 표현을 볼 수 있다.

기산 정명희 작가는 “비록 이번 전시가 죽미회 50주년 기념전이지만 뜻깊은 행사를 통해 후학을 격려하며 선배들의 가르침을 숙소하는 전시로 거듭나고 있어 뿌듯하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동안 전시실을 찾는 관람객들이 편하게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시가 끝나도 남은 세월동안 예술적 아름다움을 작품에 표출시켜 지역 문화예술이 한 단계 승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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