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화질·쌍방향기능에 리모컨으로 쇼핑·은행업무도

골프선수 박세리의 경기를 보며 버튼만 누르면 박세리의 성적·신상은 물론 다른 골퍼들의 정보까지 동시에 알 수 있다. 싫어하는 광고시간엔 화면을 분할해 게임을 즐기는가 하면 TV를 보다 배가 고프면 브라운관 아래쪽의 배달서비스를 통해 피자를 시켜 먹는다. 드라마 여주인공의 머리띠가 예쁘면 리모컨으로 바로 구매하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를 디스켓에 저장하거나 재편집하는 것도 가능하다.

▲ 디지털방송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TV
◆디지털 방송시대 개막
= TV가 PC의 기능도 함께하는 디지털 방송시대의 모습이다. 4년간 논란을 빚어 온 '디지털TV'(이하 DTV) 전송방식이 현재 부분 본방송이 시행되고 있는 미국식(ATSC)으로 지난 8일 최종 확정되며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디지털 방송시대를 맞게 됐다.

정통부에 따르면 내달 말에는 대전을 비롯, 부산·대구·광주·울산 등 5대 광역시에서 DTV 본방송이 시작되며 연말까지 국민의 80%가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 됐다. 또 내년 말엔 전국적으로 DTV 전환이 완료돼 2010년경엔 기존의 '아날로그TV' 방송이 완전히 중단될 전망이다.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방영하는 프로그램만 시청하던 시대에서 인터넷 검색은 물론 홈쇼핑·홈뱅킹 등 TV를 통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20세기의 '바보 상자'는 21세기에 디지털화한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서비스를 싼 비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가정정보화의 핵심기기로 탈바꿈한 것이다.

◆디지털 방송의 특징 = 디지털 방송은 프로그램의 제작·전송·수신의 전 과정을 아날로그 신호가 아니라 디지털 신호로 사용한다. 컴퓨터가 모든 정보를 1과 0의 두가지로 기억·저장하듯 디지털 방송 역시 모든 정보가 1과 0으로 변환된다.

DTV 방송은 ▲고화질(HD)·고음질 ▲쌍방향 기능 ▲다채널화로 차별된다. 현재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된 아날로그TV보다 5∼6배 선명한 고화질과 CD 수준의 음질로 TV를 즐길 수 있다.

또 케이블망 전화회선 위성을 이용, 시청자와 송신자를 연결하는 쌍방향 서비스가 제공돼 수신자의 시청태도는 물론 생활양식까지 바꿔 놓을 전망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집안에 설치된 DTV 화면을 보며 잔액조회·계좌이체 등을 할 수 있는 'TV뱅킹 서비스'를 개발, 선보이기도 했다.
DTV는 기존 아날로그에 비해 4∼5배나 많은 채널을 만들 뿐 아니라 채널 1개를 4∼5개로 늘려 다양한 프로를 송출할 수 있다.

그러나 방송사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여러 단계의 준비를 거쳐야 하므로 DTV 보급 확대에 맞춰 각종 콘텐츠 기능도 늘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방송 어떻게 보나 = DTV의 고화질과 입체음향, 각종 쌍방향 서비스를 즐기려면 DTV와 '셋톱박스'라 불리는 별도의 수신장치를 갖춰야 한다. 수신기를 내장한 일체형 DTV 제품도 나오지만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DTV의 대부분이 크고 복잡한 수신장치를 내장하지 않은 분리형이어서 별도 구입이 필요하다.

분리형 DTV의 경우 수신기를 달지 않으면 현재 아날로그 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화면밖에 볼 수 없다. 전송 방식이 미국식으로 확정됨에 따라 기존에 구입한 DTV와 수신기는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방송을 시청하려면 별도의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지만 케이블TV 전송채널을 이용해 시청할 수도 있다. DTV 본방송이 전국적으로 실시되더라도 기존 TV로 아날로그 방송은 계속 시청할 수 있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채널은 디지털 전환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운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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