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동물원 사람들의 새해소망

대전동물원 사람들의 새해 소망은 소박하다.동물원 사람들은 한결같이 동물 식구들의 건강과 안녕을 꼽고 있다.

'맹수박사, 조류박사, 유인원 박사, 운영관리 박사, 조리박사' 등 동물을 사랑하는 80명의 대전동물원 사람들은 모두가 박사들이다.

동물관리팀장 이일범(46)씨는 올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낼 사람이다.직책 그대로 동물을 관리하고 보존하는 총책임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기 위해 들어오는 새 동물 식구들의 성향을 하나하나 파악해야 하고, 미래지향적인 동물원을 만들기 위한 공부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

이 팀장은 지난해 환태평양 야조포럼에 한국대표로 참석, '원앙의 생태와 유전적 종분석'이라는 주제를 발표했을 정도로 동물학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전문가다.

이 팀장은 그래서 늘 바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다.

"올해에도 대전동물원에서 새 식구들이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이 팀장의 작은 소망은 꿈이 아니다.이미 지난해 10월 세계적인 희귀동물 백사자가 대전동물원에서 출생했고, 최근에는 순수 한국수달 한쌍이 짝짓기에 앞서 '얼굴 익히기'에 들어갔으며, 한쌍의 암·수 록키산양도 합방을 치를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동물원 사람들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기에 대전동물원에서의 잇단 새식구 탄생은 올해도 기대해 봄직하다.

"동물원 오는 길이 매일같이 사람들로 가득했으면…"하는 것이 또 하나의 소망이다.

대전동물원 사람들은 오는 5월 관람객들을 또 한번 놀라게 할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밝힐 수 없다면서도 한 두가지 털어놓는 그들의 얼굴에서 순수함이 엿보였다.

동물원 최초로 아기동물 전용전시장을 설치한다는 게 그 중 한가지.맹수의 왕 사자, 재롱둥이 원숭이 등 여러 동물의 새끼들을 한우리에 넣고 기르며, 관람객들이 태어나서 이들의 성장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한다는 게 그 취지다.

대전시민의 오랜 숙업이었던 대전동물원이 문을 연 지도 벌써 8개월이 다 돼간다.

동물원 사람들은 올해 관람객 150만명 입장을 목표로 동물 식구들과 함께 시민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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