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건설 미분양 상당수 … 건축주 잔금 지불못해

지난해 부동산 열풍이 불면서 민간 부문 건설 물량이 대폭 증가한 데 따른 후유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공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공사대금을 제때 수령하지 못해 막심한 경영 애로를 겪고 있는 것.

대전지역 중견업체인 S건설의 경우 지난해 5건의 민간 건축 공사를 벌였지만 이 중 공사대금을 제대로 수령한 것은 단 1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4건은 전체 공사대금의 50% 미만을 수령한 상태여서 S건설사가 겪고 있는 경영난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규모가 비교적 영세한 D건설사도 지난해 2건의 민간 공사를 수주한 가운데 1건의 공사대금 수령이 지연되고 있어 골치를 앓고 있다.

전체 공사대금은 40억원으로 이미 지난 4월에 준공됐음에도 불구하고 10억원 이상 잔금이 납입되지 않았다.

D업체 김 사장은 자재비와 노임비를 선투자한 상태로 잔금 납입을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속병을 앓고 있다.

신생 업체인 K건설도 지난 3월에 준공을 마쳤지만 13억원의 공사대금 가운데 1억원 이상을 아직 수령하지 못했다. 건축주를 찾아가 매일 대금납입을 사정 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활발하게 진행된 민간공사의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어 영세한 지역 건설사들의 경영을 크게 압박하고 있다.

민간건설 부문의 공사대금이 제때 납입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근린상가나 업무용빌딩의 상당수가 대규모 미분양을 겪으며 건축주들이 공사대금을 지불할 능력을 상실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K건설 대표 조모씨는 "어느 건설사라도 대금 결제가 용이한 관공사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관공사 발주량이 지극히 적어 공사를 낙찰받을 확률이 하늘에 별따기인 실정"이라며 "인력과 장비를 방치할 수 없어 위험부담이 큰 줄 알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민간공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생 업체의 경우 기본 실적이 없어 자격 미달로 관공사 입찰에 참여할 수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정한 실적을 쌓을 때까지 민간공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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