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미분양 속출 건설사들 불법전매 '조장'

신행정수도 후보지 선정 등 대형 호재에도 불구, 천안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자 분양업체들이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불법 '원장 정리'가 성행되고 있다.

지난 4일 현재 천안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14개 단지 1000여가구에 달하고 있다.

아파트별로는 직산 세광엔리치빌 2차 318가구 중 152가구가 미분양됐으며, 성거 아느칸빌과 삼환나우빌은 각각 170가구(42%)와 323가구(35.4%)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구성동의 신성 미소지움도 576가구 중 80가구, 성성동 대주파크빌은 189가구 중 30여가구가 분양되지 않고 있다.

또 백석동 벽산 1차는 저층부 미분양분이 남아 있으며, 지난 11일 분양을 시작한 신도 브래뉴는 초기 계약률이 20%를 넘지 못하자 선착순 계약으로 수요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분양업체가 내놓는 이 같은 계약률도 실제 계약률을 따지고 보면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분양을 염려한 분양업체들이 투기세력에 '원장 정리'을 해 주는 식으로 초기 계약률을 높이는 불법 전매행위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장 정리'는 계약자가 등기 전 실수요자에게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되파는 방법으로 애초 계약이 없었던 것처럼 원장부를 수정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천안지역에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지난해 5월 23일 이후 분양한 물량 중 30∼40%가 떴다방들의 손을 거쳐 은밀히 거래된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올 초 분양한 A사의 경우 초기 계약률이 80%를 육박했지만 계약물량의 30%가량이 경기도 안산, 수원 등에서 원정 온 떴다방을 거쳐 원장 정리한 계약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초기 계약률에 분양 성패가 달린 업체로서는 원장 정리를 전제로 타인 명의를 빌려 분양권을 대량 구입하는 떴다방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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