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입고 즐길것 지출 줄여 백화점 반값 제품장만 북적 3분기 지수 2010년후 최저

22일 오후 직장인 김 모(36) 씨는 점심시간을 쪼개 잠시 백화점에 들렀다.

대전지역 백화점들의 가을정기세일은 모두 끝났지만 이곳에서는 25일까지 아웃도어 반값 할인 판매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정상제품은 세일을 해도 할인 폭이 크지 않지만 반값 제품은 재킷 하나 값으로 티셔츠와 바지까지 살 수 있어 횡재나 다름없다”고 웃음지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백화점의 반값 할인 매장에만 고객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는가 하면 먹을거리 지출도 낮춰 씀씀이를 줄이는 등 소비 침체가 서민 생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이날 이마트가 발표한 ‘이마트지수’를 보면 침체한 소비시장 모습을 여실이 드러내고 있다.

소비자 실질 경기를 보여주는 이마트 지수가 올 3분기 96.1로 2010년 이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5연속 100미만을 기록하며 심각한 내수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더했다.

가장 낮은 지수를 보인 항목은 의류품목의 소비추이를 나타내는 ‘의생활 지수’로 92.4를 기록하며 다른 품목대비 가장 낮았다.

불황에 패션 관련 상품 소비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사실을 보여준 결과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가을정기세일 기간 백화점의 의류관련 매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전의 한 백화점의 경우 전체 의류 매출이 전년대비 2~3%대의 역신장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10~20대가 주로 찾는 영캐주얼의 매출 하락폭이 5~6%대로 가장 컸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주부들마저 자녀들을 위한 의류 지출까지 줄이면서 영캐주얼 브랜드의 매출의 하락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구와 가전·생활용품 등 소비를 보여주는 주생활 지수도 94.6을 보였고 이중 세탁기지수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2.2, 냉장고도 80.8로 19.2나 급감했다.

식생활 지수는 97.5, 문화생활지수도 95.2로 나타나 불황에 소비자들이 먹을거리와 여가생활에 대한 지출도 점차 줄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통 3분기는 휴가철과 추석 명절 등이 끼어 있어 소비가 증가하는 시기인데도 모든 지수가 100미만을 기록했다”며 “불황 지속으로 소비자들이 입는 것은 물론 먹는 것까지 줄이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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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지수 96.1
주생활?지수 94.6
식생활?지수 97.5
문화생활?지수 95.2
의생활?지수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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