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
공정한 평가제도 도입 등 기초 과학 지원 지속돼야
과학 노벨상 수상자 기대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을 전후로 순차적으로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표되자 언론은 수상자들의 업적을 조명하며 기초과학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언제쯤 우리나라도 과학 분야 노벨상을 배출할지 궁금해 했다. 노벨상이 언론에 오르내리면 수학, 물리, 화학, 생물로 함께 우리의 입에 오르는 수학이 노벨상 목록에서 빠진 이유를 뭇사람들은 늘 궁금해 한다.

수학은 모든 과학과 기술의 기초이고 인문학, 사회과학에도 지대한 기여를 하는데 왜 노벨 수학상이 없을까?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따로 두어야 했을까?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대로 노벨상이 인류의 문명 발달에 학문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면 수학 분야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노벨 수학상이 없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려워서 인지 수학 분야를 제외한 이유로 여러 이야기들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노벨 수학상과 동급인 상이 수학에서는 필즈상(Fields Medal)과 아벨상(Abel Prize)이다.

필즈상은 캐나다의 수학자 J. C. Fields의 기금으로 1936년에 수여했고 1950년부터 매 4년마다 수여한다.

노벨상은 매년 수여하지만 필즈상은 4년마다 수여하니 희소성이 더 크므로 실제로 필즈상은 노벨상보다 권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필즈상은 국제수학연맹(IMU)이 수상일을 기준으로 40세 이하인 수학자 중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여 4년 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시상하는데 다음 필즈상은 2014년 8월 우리나라 서울에서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ICM 2014)에서 수여하기로 되어 있다.

노르웨이 수학자 아벨을 기리는 아벨상은 2003년부터 노르웨이 학술원이 매년 수여하고 있다,

아벨상에는 노벨상처럼 나이 제한이 없고 두 상의 상금이 같은 수준이어서 ‘노벨 수학상’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데, 노벨상과 달리 보통 3월경에 발표한다.

이웃 나라 일본은 과학 분야에서 17명의 노벨상과 수학에서 3명의 필즈상을 배출했다.

약 달포 전에는 일본 수학자가 ‘ABC 추측’이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증명했다고 발표하여 수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총 512쪽에 달하는 증명을 검토하려면 1여년이 걸리는데, 맞다고 확인되면 수학 분야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근래 필즈상 수상자들 중에서 과반수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9년이후 IMO에 참가하고 있는데, 2012년에는 우리나라 대표팀이 1등을 했고, 다년간 개인별 점수를 보아도 우리 학생들이 매우 잘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IMO 대표로 참가하는 학생들의 상당수가 수학자로 성장하고 있으니 조만간 한국 수학자들 중에서 필즈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

노벨상과 필즈상, 아벨상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연구가 좋아서 연구할 뿐 수상하기 위해 연구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기초과학 연구를 꾸준히 후원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살릴 수 있는 연구지원 제도를 구축하고, 지혜를 모아서 공정한 평가제도를 도입하고, 독창적인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면, 연구가 좋아 연구하는 학자들이 늘어나고, 머지않아 과학 분야 노벨상이나 필즈상, 아벨상 수상자도 나올 것으로 믿는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