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의 근원

▲ 홍사안 <시인>
생명 있는 것들은 단 하루도 물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다. 우리 인체도 80%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문명도 강 유역이나 호숫가가 중심이 되어 발달되어 왔고 대부분의 종교들도 물을 신성시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물' 하면 오·폐수, 급수난, 사막화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 등 물 문제가 한 국가뿐 아니라 전 세계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지금의 환경상태가 계속된다면 농업용수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고, 2025년에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식수난을 겪을 것이며 절반 이상이 제대로 위생 처리되지 않은 물을 마시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의 수자원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게 되면 세계 3차 대전은 이념도, 종교도, 민족도 아닌 물 때문에 일어날 것이라는 예고도 있다.

유엔이 수자원 보호를 위해 '세계 물의 날'을 정하여 놓고 물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지 오래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의 40%와 80여개국에서는 지금도 식수난과 용수난을 겪고 있고 연간 530만명이 오염된 물이 원인이 된 질병으로 숨지고 있다. 이는 지구의 위기를 경고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계에서 가장 물이 풍부한 국가인 캐나다는 물을 대량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법을 제정했다. 물이 국가전략상품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으로, 지구에 물 기근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먹고 마시고 놀고 난 잔해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기후 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온난화를 초래했다고 말한다. 이로 인해 엘니뇨, 라니냐 현상이 나타나고 해수면이 높아지며 홍수, 가뭄, 적조, 냉해 등이 빈발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함에도 자연을 동반관계로 생각하지 않고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며 자연을 도륙해 왔다. 그 결과 생태계가 파괴되고 갖가지 질병이 유발되고 있다.

만물을 지배하는 영장이라는 인간의 오만이 가져다 준 징벌이고 재앙이고 보면 인류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자멸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물 상황은 어떤가. 유엔의 국제인구행동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이미 '물 부족 국가군'으로 분류돼 있다.

1급수의 수질을 유지해야 하는 상수원이 각종 쓰레기와 오·폐수로 인해 또 오염되어 농업이나 공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다는 3급수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지하수엔 방사선 물질인 우라늄이 함유되어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불과 십수년 전만 하더라도 수돗물은 그냥 마셨고,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우물물을 마셨어도 건강하게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당국에서는 상수원의 수질이 개선되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돗물이 선진국 그것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수돗물을 그냥 마시는 가정은 거의 없다. 수돗물을 끓여 마시거나 정수기를 설치하여 정수된 물을 마시거나 생수를 사 마시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물 낭비도 크나큰 문제다.

물 부족 국가임에도 1인당 물 소비량 세계 2위라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연간 가정에서 수돗물을 15%만 아껴 쓰면 댐 하나를 건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물의 효율적인 이용과 절약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시민정신으로 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실천만큼 효과적인 방안은 없다고 본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빗물을 잘 활용하면 환경 파괴 없이 물 부족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장시설을 곳곳에 만들고 이곳에 빗물을 모아 각종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미 일본이나 중국은 70∼80년대부터 빗물을 저장했다가 수돗물이나 지하수로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모든 건물이나 주택, 도로 밑 등에 빗물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평소에는 청소, 화장실, 조경용수, 소방용수 등에 이용하고 비상시엔 식수로 사용하도록 하자.

물은 땅속에서 그냥 공짜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재산이고 생명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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