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내부갈등 '모래알 의회'
당대당 대결구도 이어 후반기 원구성 ‘합의투표’ 집안싸움 까지
합리적 의사결정 뒷전 … “시정 전반 문제 초래 … 결국 의원 자질 탓”

9대 청주시의회는 출범과 함께 전체 26개의 의석중 17석을 차지한 민주통합당과 나머지 9석의 새누리당(이후 김성규 의원의 탈당으로 8석) 간 대결 구도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지나친 당대당 구도는 합리적 의사결정 보다는 당리당략에 의한 의정활동을 불러와 적잖은 부작용을 초래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맞은 후반기는 원구성 과정에서부터 양당 모두 당내 갈등이 불거지면서 '모래알 의회'라는 오명을 안게 했다.

전반기 의회의 화두는 재정난 규명을 위해 구성된 예산조사특위의 활동이었다. 새누리당 소속의 전임 남상우 시장의 책임을 묻는 민주당 의원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는 새누리당 의원간 첨예한 대립은 각종 의사결정 마다 당대당 구도가 반복되는 양상을 초래했다. 게다가 결과 또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의도대로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자 합리적 의사결정을 기대할 수 없었다.

분열양상은 후반기 들어 당내 갈등으로까지 번지면서 더욱 악화됐다. 후반기 원구성을 두고 민주당이 '합의 투표'라는 관행을 깨고 부의장 선거 결과를 뒤집는 이변을 연출하자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개원 첫날부터 파행을 빚은 것이다.

지난 7월 4일 열린 제312회 임시회에서 의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에서 합의 추천한 임기중 의원이 당선된 반면 부의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에서 합의 추천한 박상인 의원이 아닌 당일날 출마의사를 밝힌 최광옥 의원이 당선됐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지원이 있었기에 최 의원의 당선이 가능했다.

이에 반발한 새누리당 의원들로 원구성을 거부한 채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으나 대형마트 영업규제 관련 조례 처리라는 지역현안에 등 떠밀려 가까스로 의회 정상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완전치 못한 봉합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9월 열린 315회 임시회에서 기획행정위원회가 의원간 불협화음으로 의안처리도 못한 채 또다시 파행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의회내 분열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새누리당은 당내 합의를 깼다며 최광옥 부의장 측과 반대측으로 패가 나뉘었다. 민주당 역시 신·구 의장간 세력으로 패가 나뉘기는 마찬가지다. 후반기 의장 선거 당시 연철흠 전 의장이 적극 지원한 김영주 의원이 현 임기중 의장에게 고배를 마시자 평소에도 그리 좋지 못했던 임 의장과 연 전 의장의 사이가 더욱 악화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의장 선출과정에서 발생한 '합의 투표' 파기, 기획행정위의 파행 등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정치현장에서 상호합의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이행이 당리당략과 이해관계로 인해 헌신짝처럼 내팽겨지고 있는 의회의 현주소에 씁쓸하다"며 "대화로 풀어야할 의회 내 문제가 반복되면서 외부에는 결국 '밥그릇 싸움'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으니 스스로도 시민들 보기가 부끄럽다"고 하소연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의기관인 의회가 제역할을 하지 못할 땐 시정전반에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며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의원들이 본연의 의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은 결국 선거 공천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자질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한 의회 관계자는 "다수의 의원들이 의회 전체 화합을 위해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오는 24~25일 있을 예정인 연찬회를 계기로 갈등해소를 위해 노력중"이라고 전했다. <끝>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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