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군사정권 권력의 상징 부대 담장 허물어
청주 개신동 배티공원·평생학습관 분관 조성
조깅트랙·게이트볼장·야외무대·잔디광장 등

▲ 11일 청주시 흥덕구 개신동 옛 기무사 부지에서 배티공원 준공 및 평생학습관 분관 개관식이 열린 가운데 한범덕 청주시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청주시 제공

과거 군사정권 시절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청주의 옛 국군 기무사 부지가 '여성친화' 개념을 도입한 공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청주시는 11일 흥덕구 개신동 옛 기무사 부지에서 배티(배나무언덕)공원 준공 및 평생학습관 분관 개관식을 가졌다.

옛 기무사 부지 1만 5000여㎡에 조성된 이 공원은 조깅트랙(710㎡, 길이 215m), 어린이 놀이터(230㎡), 게이트볼장(560㎡), 다목적 구장(180㎡), 잔디광장(900㎡), 녹지(9400㎡), 야외무대 등을 갖췄다. 특히 여성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여성친화 개념을 도입, 조깅트랙의 경우 유모차 이용을 돕기 위해 턱을 없앴다. 또 산책로는 여성 하이힐의 뒷굽이 빠지거나 끼지 않는 포장자재를 사용했다. 이 외에도 여성들이 안심하고 공원을 찾을 수 있도록 방범용 CCTV 8대를 설치하는 한편 여성 전용 주차장도 조성했다.

옛 기무사 부지가 여성친화 공원으로 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국방부 소유의 이 곳은 당초 민간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휴식공간으로 조성해 달라는 지역주민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시는 지난 2008년 옛 기무사 부지를 공원으로 결정했다. 이후 공원결정을 철회해 달라는 국방부의 요구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설득 끝에 2010년 12월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으며, 사업비 113억 원(보상비 87억 원, 공원조성 16억 원, 건물 리모델링 10억 원)을 들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 공원 인근 주민 김모(48·청주시 흥덕구 개신동) 씨는 "사창·개신동 일원에 사는 주민들은 주변에 공원이 없어 그동안 솔밭공원이나 중앙공원까지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며 "이같은 열악한 주변환경을 감안해 옛 기무사 부지에 공원이 조성돼 주민 모두가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옛 기무사 부대의 담장을 허물고 여성을 배려한 여성친화공원을 조성하게 돼 기쁘게 생각하며, 이곳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청주시에 또하나의 뜻깊은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옛 기무사 건물은 동아리실, 북카페, 유모차 대여소, 홈패션·요리 등의 교육이 가능한 평생학습관 분관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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