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유성구·대덕구의회 원구성 파행
폭력·법정소송등 구의회폐지 여론거세

대전시 기초의회가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파행과 추태를 일삼아 시민의 지탄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자치구의회 폐지론이 불거진 가운데 여론마저 기초의회에 냉정히 등을 돌리고 있다.

대전지역 기초의회 중 후반기 원구성 일정을 남겨둔 동구의회를 제외한 중·유성·대덕구의회는 원구성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물의를 빚었다.

▶관련기사 3·4면

중구의회는 지난 11일 제167회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의장에 선진통일당 김병규 의원, 부의장에 민주통합당 서진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그러나 중구의회는 부의장직을 놓고 삼류 드라마를 방불케 하는 추태를 보였다.

발단은 부의장직이었다.

서진 의원이 부의장 후보로 등록한 가운데 나머지 민주당 의원들은 자당 의원총회 결의사항에 어긋나는 행위라며 의장석을 점거하는 등 의정일정을 방해하고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서로 멱살을 잡거나 밀치는 몸싸움을 스스럼없이 일삼는 등 의회의 존재가치를 스스로 부정했다.

더욱이 아직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반목과 대립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유성구의회도 지난달 29일 제1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윤주봉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진당 이은창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부의장 경선에 불복한 한 의원이 의장실을 찾아 기물을 훼손하는 추태를 보여 빈축을 샀다.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의회 대다수 의원은 윤 의장이 의원들의 지지를 얻는 과정에서 무리한 자리 약속을 남발해 의원 간 신뢰를 저버렸다며 의장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윤 의장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의결 무효확인 소’를 제기하는 등 법정 다툼으로 비화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유성구의회는 지난 12일 제183회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고 공석인 후반기 의장으로 민주당 윤종일 의장을 재차 선출하는 등 경우에 따라서는 ‘한 지붕 두 의장’이 등장하는 초유의 사태마저 우려되고 있다. 또 대덕구의회도 상임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의사일정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간 꾸준히 제기된 기초의회 폐지론이 다시금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자치구의회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기초의원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파고 있다는 일갈마저 나오고 있다.

한 모(46·태평동) 씨는 “자질 없는 의원들이 기초의회를 망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파행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초의회 폐지론도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기본적으로 의원들의 자질과 정치력의 문제다”면서 “지방의회에서 원구성과 관련한 전반적인 제도정비를 고려할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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